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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본 대한민국 불평등…"건강하고 행복한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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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용씨, 신간 '불평등한 선진국'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 분석

연합뉴스

통계로 본 대한민국 불평등…"건강하고 행복한 나라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한국은 지난 60년 동안 엄청난 속도로 성장·발전해왔다. 말 그대로 '한강의 기적'이었다. 이를 방증하는 수치들은 차고 넘친다.

GDP(국내총생산)는 420여 배 커져 세계 10위 안에 들었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서유럽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무역량은 세계 6~7위권이고, 과학기술투자는 미국, 중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5위를 자랑한다. 이런 기세는 자연스레 문화 분야로 확장돼 K팝, K방역 등 'K'자를 접두어로 붙이는 신조어들이 줄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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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리 국민은 과연 행복한가? 눈부신 성장의 빛 못지않게 날로 짙어가는 불평등의 어둠은 왜,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 국민행복지수가 걸음마 단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 방법은 없을까?

한국은 1980년대를 기점으로 이른바 신자유주의가 상륙하면서 각자도생, 불평등 현상이 하루가 다르게 심화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과 비교해 양극화 불평등이 매우 심각한 상태다. 지니계수(소득불평등 지수)는 36개 회원국 중 28위이고, 상대적 빈곤율과 소득 5분위 배율도 각각 31위와 29위로 거의 바닥 수준이다. 그 사이 사회적 분열 현상은 날로 심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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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가 박재용 씨는 신간 '불평등한 선진국'을 통해 우리나라가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오는 동안 놓친 노동, 청년, 지방의 불평등이 어떤 상태인지 통계로 다양하게 보여준다. 이와 함께 배제와 소외의 틀에 갇힌 여성, 노인, 이주자, 장애인 등 소수자의 고단한 삶을 꼼꼼히 들여다보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자고 역설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위상이 선진국 반열에 오를 정도로 높아졌음을 구체적 지표로 설명하고 급진적 발전 과정에서 사회 구조가 어떻게 기형화했는지 외국 사례와 비교해 밝힌다. 이어 노동을 핵심어로 다루며 노동의 층위 발생과 격차 심화, 비정규직 종사자와 특수 분야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에 대해 얘기한다.

더불어 취업 기회 차등, 입사자 차등 대우, 무한 경쟁 구도 등으로 현재 청년세대가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가족의 변화와 노인 세대·지방 거주민의 소외 문제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이주민과 장애인, 여성 등 소수자의 사회적 배제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살핀다.

책은 '불평등한 선진국, 대한민국', '대한민국 불평등의 근원, 노동', '불평등의 중심, 청년', '불평등으로 해체되는 대한민국, 가족 해체·노인 자살·지방 소멸', '불평등이 향하는 곳, 소수자' 등 모두 5부로 구성됐다.

우리나라에서 불평등의 대물림 현상은 매우 뚜렷하다. 따라서 불평등 해결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는 건 당연하다. 국민이 모두 행복하고 사회가 건강하려면 무엇보다 불평등 해결이 필수라는 것.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 지점의 맨 앞에 자리하는 요체는 소득 불평등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노동권 보호, 노동시간 축소, 정부의 소득 재분배 기능 강화, 상속세·증여세 세율 인상과 면제 범위 축소 등이다.

소득 격차가 적어지면 기를 쓰고 명문대에 갈 이유가 줄어들고 사교육도 자연스레 감소하는 등 기본적인 교육 문제도 해결된다. 여기에다 소득 재분배가 더 활발해지면 중산층이 넓어지고 삶에 여유가 생겨 출산율도 자연스럽게 높아짐은 물론 지방소멸 또한 더뎌지게 되리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그저 '공평무사하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쓰지 않았다"며 "글을 쓰는 내내 기울어진 운동장, 불평등한 땅에서 차별받는 이들이 눈에 밟혔다. 하지만 최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고르려 애썼다"고 출간 소회를 들려준다.

북루덴스. 464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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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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