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개국 외교관계 불구 터무니없어"…'외교적 고립' 심화 관측
미얀마군을 사열하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왼쪽·자료사진)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정권을 잡고 있는 미얀마의 독립기념일에 전세계에서 불과 5개국만 축하 인사를 보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군정이 국제사회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하지만, 실상은 '외교적 고립'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관영 언론은 지난 4일 74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해외 정상들이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앞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소개했다.
관영 언론이 거명한 해외 정상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캄보디아의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 및 훈센 총리 그리고 벨라루스의 로만 골로프첸코 총리였다.
군정 외교장관인 운나 마웅 르윈 앞으로도 러시아와 캄보디아, 세르비아 그리고 북한 외교수장이 축전을 보내왔다고 관영 언론은 전했다.
이와 관련, 이라와디는 125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은 미얀마의 독립기념일에 '달랑' 5개국에서만 축전이 왔다는 것 자체가 매우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매체는 또 러시아와 세르비아, 벨라루스는 미얀마에 무기를 판매하는 국가들이고, 캄보디아 훈센 총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미얀마 간 평화 중재자로 자신을 선전하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훈센 총리는 이날부터 이틀간 미얀마를 공식 방문,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정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 이후 해외 정상의 첫 미얀마 방문이다.
또 북한은 독재 하의 은둔 국가라고 평가했다.
이라와디는 이와 함께 중국과 인도 그리고 태국이 축전을 보낸 국가 명단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군정이 이들 국가를 '좋은 이웃들'이라고 치켜세웠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군부는 쿠데타 이후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질 때 "우리는 제재에 익숙하고, 살아남았다. 우리는 소수의 친구와 함께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해 왔다.
'소수의 친구'는 중국과 러시아, 아세안 등이 거론됐다.
특히 중국은 쿠데타 이후에도 '내정'이라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군정 제재 움직임에 지속해서 반대해 군부의 '뒷배'로까지 불리고 있다.
다만 아세안은 작년 4월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즉각적 폭력 중단 등 5개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정상회의에 미얀마 군정을 배제하며 외교적 압박을 가해왔다.
매체는 이런 결과는 1년 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문민정부 하 독립기념일 상황과 대조된다고 전했다.
당시 수치 고문와 윈민 대통령 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시진핑 중국 주석, 문재인 대통령 등으로부터 축전이 쇄도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또 쿠데타로 축출된 문민정부 인사들이 세운 임시정부에도 전세계 38개국 정부 지도자 등이 독립기념일 축전을 보낸 것과도 대비된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가로챈 뒤 1년 가까이 반군부 세력을 유혈 탄압해오고 있다.
sout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