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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대출규제에 꼬여버린 금리…상호금융 이자가 은행보다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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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주담대 가중평균금리, 상호금융권보다 0.20% 높아

지속되는 금리 역전 현상…총량 규제로 해소 가능성도 낮아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대출창구 모습. 뉴스1 DB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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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서상혁 기자 =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푼 직장인 A씨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 은행을 찾으니 금리가 연 5%를 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금리가 오른다고는 들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자부담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을 받은 A씨는 며칠 후 친구를 만났는데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자신보다 신용점수도 낮은 친구는 집 근처 상호금융 영업점에서 연 4%대 초반에 주담대를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은행 금리가 상호금융보다 높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대출시장에서 제1금융권인 은행의 대출 금리가 상호금융권 대출 금리보다 높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상호금융은 지역 농·축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조합원을 상대로 돈을 빌려주는 금융회사다. 통상 상호금융 대출 금리는 은행권보다 높았는데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역전된 것이다. 금리 역전이 이뤄진 후에는 금리차가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농·축협 등 상호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연 3.31%로 은행권 주담대 가중평균금리(3.51%)보다 0.20%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은행권의 가중평균금리는 상호금융권보다 35bp 낮았지만 6월에는 20bp, 7월에는 17bp, 9월 4bp까지 격차가 좁혀지다 급기야 10월에는 상호금융권보다 4bp 높아졌다.

은행권의 신용대출 금리도 상호금융권보다 높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상호금융권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연 4.17%인데 반해 은행권은 5.16%다. 은행권의 가중평균금리가 약 1%p 높다. 신용대출 금리가 역전된 지난해 2월부터 여전히 은행권의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가 상호금융권보다 높다.

금융권에선 12월에도 금리 역전 현상이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말 기준 농·축협 등 상호금융권 주담대 가중평균금리는 3.42%로 올랐지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인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전월 대비 역대 최대폭인 0.26%p 오르면서 금리차는 커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권 전체 주담대에서 변동금리 비중은 약 60% 정도다.

은행권이 지난해 12월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제한적으로 대출을 해온 반면 상호금융권은 가계대출 신규 영업을 사실상 중단했던 점도 금리차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은 가계대출 규제로 전반적으로 대출금리가 많이 올랐고 상호금융권은 조합원 위주로 대출을 해줬기에 오름세가 많이 높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3.72~5.39%인데 반해 서울 단위농협의 주담대(슈퍼모기지론) 금리 상단은 은행권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올해 들어 은행권이 우대금리를 복원하면서 역전 현상이 해소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은행권에선 “총량 규제로 인해 다시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고 했다.

은행권과 상호금융권의 금리 역전 현상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마다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급격히 올린 것이다. 물론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대출금리 산정체계와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필요하면 개선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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