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6일 “문제의 근원은 저상장에 있다”며 “국가주도로 대대적인 공공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한국행정학회, 한국정책학회, 중앙일보가 공동주최한 '차기정부운영, 대통령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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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행정학회ㆍ한국정책학회ㆍ중앙일보가 공동주최해 열린 ‘차기정부운영, 대통령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 기조발제를 통해 “기후 위기, 탈탄소 사회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선도해 ‘한강의 기적’에 이어 또 한 번 세계가 놀랄 경제기적을 만들어 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종합국력 5위, G5를 목표로 국민소득 5만 달러를 행해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이 후보를 시작으로 13일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20일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차기정부의 운영기조를 직접 밝힐 예정이다.
다음은 이재명 후보의 기조연설 전문.
■ 이재명 후보 기조발제 전문
반갑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이재명입니다.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한국행정학회, 한국정책학회, 중앙일보 세 기관에 각별한 감사이 말씀을 드립니다.
새해가 밝았지만 마음이 무겁습니다. 모든 국민이 지난 2년 여 동안 지속됐던 코로나 위기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교수님들은 학생들 만나지 못해 아쉬움 크실테고 연구원님들도 함께 모여 토론하고 논쟁해야 하는데 지금 많은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이 위기를 극복하고 모든 국민이 오늘보다 나은 희망으로 내일을 맞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전환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후 위기에 따른 에너지 전환, 기술혁명으로 인한 디지털 전환은 경제산업, 일자리 분야의 위기를 넘어 국가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안으로는 저성장과 양극화, 불공정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저성장으로 양극화와 불공정의 늪이 넓고 커졌습니다. 자산 격차는 날로 커지고, 도전과 성장의 기회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가격 상승까지 오고 있습니다. 국민이 체감하는 양극화의 골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2년째 계속되는 코로나 팬데믹에 모두의 삶이 휘청이고 있습니다.
대외 환경도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미중 패권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경제, 국민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삶도, 나라의 운명도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차기 정부는 이런 대전환적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성장을 회복하며, 불공정과 양극화를 극복해야 할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준비되고 실력 있는 정부라야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의 근원은 저성장에 있습니다.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전환적 성장으로 경제를 우상향 성장 곡선으로 회복시켜야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로 산업화의 기틀을 닦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정보화 고속도로로 IT강국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저는 햇빛과 바람이 달리는 신재생에너지 고속도로로 에너지 전환의 위기를 넘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국가주도로 대대적인 공공투자를 집행할 것입니다. 기후 위기, 탈탄소 사회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선도해 한강의 기적에 이은 또 한 번 세계가 놀랄 경제기적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성장은 공정해야 합니다. 유무형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모든 국민이 도전과 성장의 기회를 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규칙을 어겨서는 이득을 볼 수 없고, 규칙을 지켜도 손해 보지 않는다는 신뢰의 사회, 예측 가능한 사회로 가야합니다. 국민과 함께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성하겠습니다.
종합국력 5위, G5를 목표로 국민소득 5만 달러를 향해 달려가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강한 경제, 기회가 넘치는 혁신창업국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이 강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경제적 기본권을 확대해서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나라는 성장하는데 국민의 삶은 상대적으로 더욱 어려워지는 역설적인 상황을 끝내야 합니다.
누구나 인간다운 최소한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제도화하고 안착시키겠습니다.
단지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넘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희망을 꿈꿀 수 있는 나라, 공평한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특별히 집중하고 싶은 것은 ‘청년기회국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청년들이 처한 현실이 너무 어렵습니다. 대기업 중소기업, 정규직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는 심해지고 취업의 문은 닫혀가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부모의 자산격차, 교육격차는 고스란히 청년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고령사회로의 전환은 청년세대에게 큰 짐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청년은 미래의 주역이 아니라 현재의 중심이어야 합니다. 청년들에게 국가 투자를 집중하겠습니다. 청년기본소득, 청년기본주택, 과감한 취창업 지원으로 청년들이 기회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도록 지원 하겠습니다. 청년들과 머리를 맞대고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함께 실행하겠습니다. 다시 청년들이 열띠게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이 나라가 정말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부동산투기공화국이라는 점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많은 국정성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정책은 아쉬움이 큽니다. 높은 집값으로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큰 고통을 드렸습니다. 정부 정책 방향과 다른 고위공직자들의 일탈 행위가 스스로 정책 신뢰를 훼손했습니다.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대통령 후보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작년 정기국회에서도 개발이익환수제 강화, 분양가상한제 등 제도개혁을 야당의 반대를 이유라고 할 수 있지만 여하튼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모두 집권 여당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해가고 있습니다. 부동산 세제를 개편해 국민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들어서 부당한 것은 없애고 불합리한 것은 합리적으로 신속하게 바꿔가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주택 등 250만 호 공급 약속을 반드시 지켜 주거 안정을 이루겠습니다. 총공급 250호, 청년이 입주할 수 있는 주택 100만호 이상을 반드시 공급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립니다. 비업무용 부동산 과세 강화, 외국투기자본 부동산 투기 방지 등 부동산 제도도 대대적으로 개혁하겠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명운을 걸고 집권 초기부터 부동산 공화국을 강력하게 해체해 가겠습니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 국정운영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철학, 민주적 소양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국민과 민생을 위한 일이라면 기득권층의 반대를 뚫고 반드시 해내는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외교에도 능해야 합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외교 무대에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외교력도 필수입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합니다. 위기의 시대, 한반도 평화를 지키지 못하고 다시 긴장과 대결이 격화된다면 경제 성장은 어려워질 것입니다.
저 이재명은 수많은 위기를 뚫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고 실천해서 실적을 쌓았고 실력으로 증명했습니다.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켰고,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국민적 평가가 저의 유일한 자산입니다. 앞으로도 국민과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정치인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치열하고 솔직한 반성 위에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민주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많은 성과를 쌓았습니다. 그러나 경제와 민생에서 국민의 기대만큼 유능했느냐는 국민의 비판에 당당할 수 없습니다. 더 반성하고, 더 혁신해서 반드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국민의 요구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민주정부, 유능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더 유능한 정부가 되겠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을 제1의 원칙으로 삼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1조입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모든 국가 권력은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는 5년의 권한을 오직 국민의 더 나은 삶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만 사용할 것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민생정부가 되겠습니다.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국민, 오직 민생이라는 각오로 정부의 모든 자원과 정책역량을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쏟는 정부가 될 것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정부가 되겠습니다.
경제성장과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좌파 우파, 진보보수, 김대중 정책, 박정희 정책 따지지 않고 과감하게 채택하고 실행할 것입니다.
야당과도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타협할 것입니다.
열을 얻고자 민생을 방치한 채 시간을 끌기보다 두세개만 얻더라도 당장 실행이 가능하다면 양보하고 타협할 것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통합정부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국가의 일은 결국 사람이 합니다. 유능한 인재를 써야 합니다. 그래서 탕평인사를 하겠습니다. 오직 국민을 위한 열정과 실력만 있으면 됩니다. 진영을 가리지 않고, 지역을 가리지 않고 차별 없이 고루 인재를 등용해 실용내각을 만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정부의 이름으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무사안일, 복지부동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공직사회를 개혁하겠습니다. 국민께 칭찬받고 박수 받는 공직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우스개소리 같지만, 대한민국에 당이 3개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당, 야당, 관당입니다. 오죽하면 관피아, 모피아 얘기가 있겠습니까. 그나마 여당, 야당은 국민의 선택으로 바뀌지만 관료사회는 바뀌지 않습니다. 그만큼 공직사회의 영향력이 크고 강합니다.
선출된 권력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공직사회를 얼마나 잘 이끌고 통솔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모든 권력은 관료에게 위임되고 배분돼 있습니다. 관료들이 선출권력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스스로 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시키는 일 마지못해 하게 해선 안 됩니다. 능동적으로 일하게 만드는 데 성남시장 때는 2년, 경기도지사 때는 1년이 걸렸습니다. 성남시정 95%, 경기도정 98% 공약이행률은 결코 시장, 도지사 혼자 한 것이 아닙니다. 선출직 공직자 한 명만 바뀌었지만 결국 공직자들이 만들어 낸 성과입니다. 공직자의 태도에 따라서 성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이제는 즉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위임분공, 분명한 신상필벌로 공직사회를 개혁해서 '아 공직자 한명이 바뀌니 세상인 바뀌는구나'라고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100만 공무원이 얼마나 국민의 삶을 개선해내는 유능한 사람들인지 얼마나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사람들인지 실적으로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장시간 일방적인 말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민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하겠습니다.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일상회복을 체감하는 ‘코로나 완전 극복국가’, 경제가 부흥되고 기회가 넘치는 나라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회원님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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