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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 시대가 저무는가. 안전자산의 대표주자로 인플레이션 시대에 주목을 받아온 금에 대한 '투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투자목적으로도 물가 상승 방어 수단으로도 ‘낙제점’이란 전망이다. 금리 인상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만큼 금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디지털 금'으로 떠오른 비트코인이 덩치를 키우며 금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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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금 1650달러까지 하락 전망"
5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 가격은 온스당 1814.60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최근 온스당 1800달러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發) 경제 충격으로 금값이 온스당 2050달러(약 244만원)까지 치솟았던 2020년 8월보다 12% 떨어졌다.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윌셔 피닉스는 올해 금값이 온스당 1700~1755달러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은행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분석가는 "올해 말까지 금값이 온스당 1650달러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값의 약세가 전망되며 국내 증권사는 올해 금의 투자 비중 축소를 권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1월 자산배분보고서에서 금과 은과 같은 귀금속의 선호도를 5단계 중 2단계로 낮췄다. 신영증권과 대신증권의 자산배분전략 담당자도 금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이 금과의 거리 두기에 나서는 건 급값 상승 동력이 충분하지 않아서다. 최대 악재는 긴축 모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다. 금리 인상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며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가 오르고 있다. 실물인 금은 예금 이자와 같은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만큼, 실질금리 상승은 금값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부부장은 ”실질금리가 올라가면 예금이나 채권의 투자 매력이 커지며 금의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올해 금값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 연간수익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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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시장 절반 비트코인이 가져갈 것
투자가 아닌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를 수단으로도 금의 빛은 바래고 있다. 금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암호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4일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시장에서 금을 점차 밀어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이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20%, 금은 8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향후 5년간 비트코인이 50%까지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전제로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1억 1200만원)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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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의 충격을 막기 위해서도 금보다는 미국 우량주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REITs)’ 등을 권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 수단이 많아지면서 예전처럼 금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비트코인과 부동산의 경우 리츠(REITs) 투자, 소수점 주식 매매로 미국의 장기 우량주에 투자하는 방식이 금 투자보다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원화 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보다는 오히려 우량 미국주식이나 투자성향에 따라서는 비트코인이 더 좋은 대안으로 생각된다"며 "금 투자 방법으로 선호하는 골드바 매입의 경우 수수료와 세금(부가가치세 10%) 등을 감안하면 금값이 20% 올라야 본전이라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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