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이 COPD 등 한방 호흡기 질환 치료에 쓰이는 녹용·대추·신이화 등 한약재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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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 길이 있다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은 흡연이 부르는 조용한 살인자다. 기침·가래로 시작했다가 숨이 가쁜 호흡곤란으로 악화한다. 폐에서 산소를 교환하는 폐포가 손상돼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한다. 폐활량이 떨어져 몇 걸음만 걸어도 숨을 쌕쌕거리며 몰아쉰다. 한의학에서는 콧물·가래로 막혔던 숨길을 뚫고 호흡기 증상을 완화해 폐의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COPD 같은 난치성 호흡기 질환을 치료한다. 증상을 중심으로 치료하는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의 비결이다.
폐 건강의 시작은 코 호흡이다. 한방에서는 코로 깊게 숨을 쉬어야 생명 에너지인 기(氣)가 폐에 쌓인다고 본다. 김남선 원장은 “코가 막혀 입을 벌려 얕게 숨을 쉬면 미세먼지 등 불순물이 코털에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폐로 침투한다”고 말했다. 입 호흡이 폐를 자극해 기침·가래·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심해진다. 결국 코·기관지·폐로 이어지는 호흡기 전체가 병들어 어느 순간 편안하게 숨 쉬는 것이 힘들어진다. 하루종일 콜록거리면서 기침을 하고 목에는 가래가 끓어 가슴이 답답하다. 요즘처럼 날이 차고 건조한 겨울철은 기관지 수축이 심해져 발작적 기침이 늘고 가래의 양도 많아진다. 폐에 만성적인 염증으로 기도가 좁아지는 COPD가 악화하기 쉽다.
40여 년 임상 경험 토대로 치료법 개발
한방 호흡기 질환 치료의 1차 목표는 기침·콧물 등 호흡기 증상을 완화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영동한의원은 폐 면역력을 높이고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복합한약으로 신체 자생력을 끌어올려 호흡기 질환을 다스린다. 폐의 호흡 기능이 떨어지면 심장으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온몸으로 혈액을 뿜어주는 심장의 펌프 기능도 약해지는 것에 착안했다. 개인 체질에 맞춘 복합한약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 스스로 몸을 치료하도록 한다. 김 원장이 40여 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개발한 독창적인 한방 호흡기 치료법이다. COPD 등 난치성 호흡기 질환에 폭넓게 적용하면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COPD 치료에 처방되는 김씨녹용영동탕은 호흡기 치료에 효과적인 한약 처방인 소청룡탕(小靑龍湯)이 바탕이다. 여기에 신이화·녹용·녹각교·금은화·길경·유근피·홍화자·속단 등 35가지 한약재를 가감한다. 신이화는 염증을 가라앉혀 좁아진 기관지를 넓혀준다. 녹용·녹각교는 판토크린 성분이 풍부해 피를 만드는 조혈 작용이 뛰어나다. 폐포를 튼튼하게 재생·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포닌이 풍부한 길경은 편도가 부어오르거나 잦은 기침으로 아픈 목의 통증을 줄여준다. 이리도이드가 풍부한 금은화는 호흡기 염증을 다스려 면역력 증강을 돕고, 유근피는 콧물·가래를 삭여 없앤다.
심장 기능을 강화하는 환약인 김씨공심단도 중요하다. 폐가 망가지면서 깨진 오장육부의 균형을 맞춰준다. 폐 다음 차례는 바로 옆에 위치한 심장이다. 폐에서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심장까지 연쇄적으로 약해진다. 폐 면역력을 높이면서 심장 기능도 동시에 보강해야 하는 이유다. 심혈관을 강화하는 한약재인 사향·우황·침향·산수유 등을 가감해 기혈 순환을 촉진해 산소 이용률을 높여 간접적으로 폐 면역력 회복을 지원한다. 강심·보심 효과가 뛰어난 사향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신진대사를 활성화한다. 약효가 빨리 나타나는 속효성으로 한 번만 먹어도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김 원장은 “개인 체질·증상에 맞춰 폐와 심장을 동시에 치료하면 회복이 더 빠르다”고 말했다. 영동한의원은 대학병원급에서 사용하는 검증된 최고급 한약재만 활용한다. 최근엔 개인 체질에 맞춰 제조한 K심폐단으로 COPD 증상 개선과 심폐 기능 강화 효과를 극대화했다.
폐·심장 동시 치료해서 효과 극대화
영동한의원에서 처방하는 복합한약의 효과는 세 가지다. 첫째로 폐를 맑게 하는 청폐(淸肺) 작용이다. 기침·가래가 잦을수록 폐 기능은 더 빠르게 악화한다. 복합한약은 막혔던 코를 뚫고 좁아진 기관지를 넓혀 숨길을 깨끗하게 청소한다. 자연스럽게 콧물·기침·가래 같은 호흡기 증상이 줄면서 폐 기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유도한다. 입으로 호흡하는 습관도 고칠 수 있다.
둘째로 폐 면역력 회복이다. 좁아진 기관지는 넓혀주고 병든 폐포는 새로운 조직으로 대체한다. 기의 생산·순환이 활발해지면서 폐가 제 기능을 되찾는다. 특히 약해진 폐·심장 기능을 동시에 치료해 오장육부의 균형을 빠르게 회복한다. 마지막은 삶의 질 개선이다. 폐가 약해지면 일상이 괴롭다. 호흡이 서서히 얕아지면서 산책·식사 등 일상생활조차 힘들어한다. 복합한약으로 폐활량을 늘려 호흡이 편안해지면서 일상이 수월해진다.
세계통합의학계에서도 복합한약의 호흡기 증상 개선 효과에 주목한다. 김 원장은 지금까지 미국·일본 등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에서 200여 차례 이상 복합한약의 효과와 증례를 발표하면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김 원장은 COPD 등 호흡기 질환 치료에 활용한 복합한약의 효과와 증례를 오는 2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통합건강관리학회, 5월 일본 동양의학회, 6월 일본 침구학회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복합한약은 COPD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며 “앞으로도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국제학회 발표를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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