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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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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위 자율 드론…풍력발전기 미세 균열 잡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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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신년기획 혁신기술 현장을 가다 ◆

매일경제

니어스랩의 자율비행 드론이 지난달 24일 제주도 북서쪽 한경면 인근 해상에 위치한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 6호기를 점검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어, 큰 거 잡았다."

제주도 북서쪽 한경면 앞바다에 쭉 들어선 한국 최초 상업용 풍력발전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이곳에서 자율비행 드론을 띄워 안전점검을 하던 파일럿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풍력 기기의 날개(블레이드) 부위에서 마모를 발견한 것. 만약 자율비행 드론이 없었다면 바다 위 곧게 뻗은 거대한 풍력발전 시설의 위험 요소를 파악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될 터였다.

2022년을 맞아 매일경제 취재진은 이 똑똑한 자율비행 드론의 안전점검 역량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니어스랩 파일럿, 풍력단지 관리자들과 함께 배에 올랐다.

"예전에는 사람이 밧줄에 매달려 점검하다 보니 사고 위험이 높고, 정밀하게 구석구석 살피기가 어려웠죠. 이제는 자율비행 드론이 빠른 시간 안에 미세한 균열(크랙)도 잡아내 만족도가 높습니다."

우광호 탐라해상풍력발전 대표는 기자에게 니어스랩이 만든 자율비행 드론 도입 효과를 이같이 평가했다. 니어스랩은 2015년 KAIST 출신 항공우주공학 석·박사들이 창업한 드론 스타트업이다. 현재 세계 3대 풍력터빈 제조사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국내 풍력단지 중 60% 이상을 점검할 정도로 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점검 대상인 풍력발전 6호기는 점검 한 시간 전부터 가동을 멈춘 상태였다. 배가 6호기 정면에서 약 300m 떨어진 지점에 도착하자 파일럿들은 드론 2기를 들고 뱃머리로 이동했다. 파일럿이 이륙 신호를 주자 프로펠러가 빠르게 회전하며 굉음을 내뿜더니 이내 힘차게 비상했다. 거친 해풍을 뚫고 120m 높이의 발전기 노즈를 향해 날아가는 데 최대 속력은 초당 8m에 달한다. 노즈에 도착한 드론이 호버링(정지비행)을 시작하자 파일럿이 컨트롤러로부터 완전히 손을 뗐다.

여기부터는 드론이 알아서 정해진 점검 비행 절차를 수행한다. 3개의 풍력 블레이드를 5~7m 간격을 유지하며 촬영하는 과정에서 바람에 따라 조금씩 드론이 기울기는 했지만 제법 일직선으로 안정적으로 비행했다. 그사이 조종사의 컨트롤러 모니터를 통해 드론이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화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도용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드론이 잠시 멈춘 시간을 제외하면 점검에 1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기존에 최대 6시간까지 소요되던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속도다. 많게는 하루에 발전기를 8~9대 점검할 수 있는 이유다.

자율비행 드론 솔루션으로 산업 시설물 점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니어스랩은 최근 미국에서 낭보를 들었다. 1월 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미국 CES 2022에서 니어스랩이 만든 '니어스윈드 모바일'(가칭)이 소프트웨어·모바일 앱 부문 혁신상을 받게 됐다는 것. 올해 출시하는 니어스윈드 모바일은 전용 하드웨어 없이도 기존에 보유 한 상용 드론을 통해 산업 시설물 점검을 가능하도록 하는 앱이다.

[제주 =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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