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어른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 므레모사 = 김초엽 지음.
최근 한국 문단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작가 김초엽의 신작 중편 소설. 대형 화재로 인한 유독성 화학물질 유출 사고로 출입이 금지됐던 도시 므레모사에 초대된 여행자들의 사연과 예상치 못한 진실을 그린다. 올해 '현대문학' 3월호에 발표한 중편을 퇴고해 내놓았다.
사고로 다리를 잃고 기계 다리를 착용하는 무용수 유안을 비롯한 6명이 추첨을 통해 사고 이후 처음 공개되는 '죽음의 땅' 므레모사 투어에 참가한다. 그곳에는 외부와 차단된 채 기이한 모습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고, '한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는' 함정이 있다.
디스토피아를 그린 일반적인 SF와는 다르다. 예상을 뒤엎는 결말로 작가는 먼 미래나 딴 세상이 아닌 지금 우리의 현실적인 이야기로 만든다.
포항공대 출신 SF 작가 김초엽은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문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작가로 꼽혀왔다. 앞서 올해 하반기에만 장편 '지구 끝의 온실'과 소설집 '방금 떠나온 세계'·'행성어 서점'을 펴냈다.
현대문학. 204쪽. 1만4천원.
▲ 소마 = 채사장 지음.
인문교양 베스트셀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쓴 작가의 첫 소설.
마을을 향해 활을 쏜 아버지는 소년 소마에게 화살을 찾아오라고 한다. 영문도 모르고 무작정 화살을 찾아 떠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소년 소마가 노인이 되기까지 평생 만난 다양한 사람들이 빚어내는 이야기들을 통해 작가는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장편소설에서도 활용한다. 고대, 중세, 근대를 아우르는 시간과 동서양 문명이 융합된 공간에서 인간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웨일북. 384쪽. 1만5천원.
▲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 = 심너울 지음.
주목받는 신예 SF 작가 심너울의 신작 장편 소설로, 인류가 핵폭발과 인공지능의 반란 등을 겪고 난 뒤인 25세기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인간 자궁에서 수정돼 태어난 소수의 '잉태인'이 유전자 조합으로 인공수정된 수많은 '배양인' 위에 군림하는 세상이다.
인류를 지배하려는 야망을 품은 '잉태인' 서지아가 우주 개척에 나서고, 우주선 별누리의 선장이 돼 음험한 계획을 세운다. 배양인 중에서도 소수자 출신인 주인공 신록이 배양인의 해방을 위해 서지아와 맞선다.
안전가옥. 316쪽. 1만3천원.
▲ 어른들 = 마리 오베르 지음. 권상미 옮김.
노르웨이 출신 작가 마리 오베르의 첫 장편소설. 독신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소외감과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 2019년 젊은비평가상을 받았다.
여름을 맞아 휴가로 별장에 간 자매의 모습을 통해 가족 간에 느낄 수 있는 내밀한 감정의 갈등을 묘사한다. 동생 '마르테'는 사랑하는 남편과 전 부인 사이의 아이만 돌보는 게 불안해 기어이 임신하고, 언니 '이다'는 그런 동생을 한심해하면서도 자신도 아이를 갖고 싶다는 욕망에 동생 남편에게까지 손을 뻗친다.
자음과모음. 212쪽. 1만3천원.
doubl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