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조천읍에서 책방 카페 '시인의 집'을 운영하는 손세실리아 씨가 두 번째 산문집 '섬에서 부르는 노래'를 펴냈다.
저자는 이 책에 아무런 연고도 없던 제주에 2010년 정착하게 된 이야기부터 그의 시 '바닷가 늙은집'에 묘사됐던 붕괴 직전인 폐가를 홀린 듯 매입해 책방 카페를 운영하며 살아온 제주의 모습을 담아냈다.
또 '폭풍의 화가' 변시지와 팔레스타인의 시인 자카리아 무함마드 등의 작품을 통한 세상에 대한 속 깊은 사유를 독자와 공유한다.
특히 책에 실린 다양한 글 중 저자와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산문 '고아의 노래'와 시 '동백 핀 날'은 그동안의 저자의 삶과 그가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딸 하나 딸린 과부로 타향에서 먹고살기 위해 선술집을 운영했던 그의 엄마, 태생의 우여곡절로 호적상 모녀지간인 적 없던 그와 엄마.
90살이 넘은 노모는 요양원에서 지내게 되고, 저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노모에 대한 면회가 금지되자 사흘에 한 번꼴로 엄마에게 전화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첫 곡 '사랑의 눈물은 씨앗'을 시작으로, 목포 태생이라 유난히 즐겨 부르던 '목포의 눈물' 등 저자와 어머니만이 오롯이 주인공인 가요무대는 결국 '비 내리는 고모령'을 완창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린다.
이외에도 산문집을 빼곡히 채운 글 27편과 그 사이사이 쉼을 주는 시, 글에 생기를 불어넣는 따뜻한 삽화는 연말연시 보는 이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한다.
1963년 정읍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1년 '사람의 문학'과 '창작과 비평' 등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기차를 놓치다', '꿈결에 시를 베다', 산문집 '그대라는 문장'을 출간했다.
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서 저자의 시 '곰국 끌이던 날'이 수록되기도 했다.
도서출판강. 213쪽. 1만6천원.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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