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재명·윤석열 때리기
제3지대 대선후보들은 거대 양당 후보를 공격하며 인지도를 높이려 한다. 특히 두 후보의 '가족 리스크'와 관련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9일 "누가 더 못났나, 최악인가를 다투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같은 날 이 후보와 윤 후보를 향해 "대장동 대 고발사주, 불법 도박과 성매매 의혹 대 채용 불공정으로 마치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고 있다"고 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는 27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국가 지도자라면 주변의 가족 문제까지도 국민 앞에서 명명백백하게 검증받아야 한다"며 양당 후보를 겨냥했다.
제3지대 후보들은 소속 정당의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안 후보는 23일 "여당은 180석의 힘으로 밀어붙이며 저지른 정책의 오류와 실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 후보를 향해 "이 정권이 나라를 벼랑 끝으로 끌고 갈 때, 이 후보는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했나"라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최근 '토론 무용론'을 주장한 윤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27일 정의당 선대위 회의에서 "사법 검증, 가족 검증, 정책 검증 등 모두 회피하겠다면 링에서 내려가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 간의 토론만 주장한다"며 "특별히 두려워하는 후보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공정한 다자 토론을 회피하지 말길 바란다"고 이 후보를 향한 지적도 이어갔다.
2. 안철수, 통합·가족 내세워
안 후보는 국민 통합을 주장하고 자신은 '가족 리스크'가 없음을 보여주며 지지율 상승을 노리고 있다. 안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후보 검증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께서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누가 다음 대통령 임기 초반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잘할 수 있을 것인가, 누가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낼 능력이 있는가, 누가 이 지긋지긋한 반목과 분열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가 등일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또 "진정한 시대정신은 국민 통합에 있다"며 국민 통합을 위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를 촉구했다.
안 후보는 16일 유튜브 채널 '안철수 소통 라이브'에서 딸 안설희 박사와의 영상 대화를 공개했다. 안 박사는 영상에서 "대한민국 청년으로 아버지 같은 분이 정치를 해줘서 감사하다" "아빠와 저는 테크와 전자기기를 좋아해서 전자상가를 갔던 기억이 많다"고 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가족 리스크'가 없다는 점과 친근함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3. 심상정, 진보 정체성 강화
심 후보는 진보 정체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친다. 심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망설이는 차별금지법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화와 '인권' 어젠다를 선점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심 후보는 종교인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6일 보수 개신교 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과 만나 '마태복음'을 언급하며 "차별금지법이 헌법에서 정한 평등권 실현의 최선의 법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21일에는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과 대화하며 "종교계가 다 힘을 모아줘 차별금지법이 국회에서 연말까지 통과됐으면 하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심 후보는 기후 위기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21일 정의당 '기후 정의' 선대위 발족식에 참여해 "저와 정의당은 '기후악당 국가'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기후정의 국가'로 대한민국을 재탄생 시키겠다"고 밝혔다.
4, 安 지지율 상승…沈·金 아직 반사이익 없어
양당 후보들의 '리스크'와 지지율 하락세로 제3지대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2.7%포인트 오른 7.3%로 양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빠진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가 반사이익을 누리며 대선의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이에 양당은 '안철수 끌어안기' 경쟁에 나섰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에 대해 "야권에서 가장 의미 있는 후보는 안 후보"라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와 결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27일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와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저의 길을 갈 것"이라며 "저는 누구의 제안에도 관심이 없다"고 연대 거절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27일 18·19대 대선에서 안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김민전 경희대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도 선거연대를 제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다른 제3지대 후보들은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양당 후보들의 하락세에도 심 후보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심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0.7%포인트 하락한 3.5%였다. 김동연 후보의 지지율은 1.5%로 나타났다.
[김지은 인턴기자/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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