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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발생량 대폭 감소..."방출 일정 늦춰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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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의 양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도쿄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오염수 저장탱크가 가득 차는 시기도 미뤄지게 돼 방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허점이 생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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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촬영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늘어선 파란 탱크에 오염수를 보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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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신문에 따르면 2021년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의 양은 2020년보다 약 30% 줄어든 4만5000톤이다. 2016년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해 하루 오염수 증가량은 126톤으로 지난해 170톤에서 대폭 줄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23년 봄'엔 오염수 저장탱크가 가득 차게 돼 해양 방출을 시작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발생량이 줄면서 탱크가 가득 차는 시기는 '2023년 9월 초'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2011년 3월 11일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선 원전에 스며든 빗물 등이 매일 오염수로 발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방사성 물질 정화장치인 '다핵종 제거 설비'(ALPS·알프스)로 처리해 원전 부지 내에 있는 저장탱크에 보관한다.

올해 오염수 증가량이 줄어든 것은 원전 건물 지붕 보수 작업으로 빗물의 건물 유입이 억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1·3·4호기는 사고 당시 수소폭발로 지붕이 날라가고 벽에 구멍이 뚫렸다. 현재 3·4호기는 사용후 핵연료를 빼낸 후 원자로 건물을 지붕으로 덮은 상태이며, 3호기 건물 벽에 생긴 구멍을 막는 작업도 완료됐다. 도쿄전력의 홍보 담당자는 도쿄신문에 "지붕 보수가 상상 이상으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남은 1호기의 건물 지붕도 2023년까지 보수할 계획이며, 빗물이 땅에 스며들어 건물 내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아스팔트 공사도 진행한다. 이같은 작업이 더 빨리 완료되면 오염수 발생량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도쿄신문은 "도쿄전력은 그동안 하루 150톤 오염수 방출을 기준으로 2023년 봄 보관탱크가 가득 찬다고 밝혀왔는데, 하루 130톤이면 탱크가 차는 시기가 바뀌게 돼 정부가 방출을 서두르는 전제 기한도 바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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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왼쪽에서 두 번째)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17일 오전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을 시찰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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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은 앞서 21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위한 심사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신청했다. 도쿄전력이 제출한 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6월 오염수 방류를 위한 설비, 해저터널 등의 공사를 시작해 2023년 4월 중순 공사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지 어민과 한국·중국 등 주변국은 정화시설을 거쳐도 오염수에서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해양 방류 계획을 철회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도쿄전력의 심사 신청과 관련해 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항의했으며, 중국 외교부도 "일본은 오염수 방류 결정을 조속히 철회하고 모든 준비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후쿠시마 인근 지역 어민단체도 오염수 방류용 해저터널 공사를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건의서를 후쿠시마 지사에게 전달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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