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3월 비축유 317만 배럴 방출
국내 하루 석유 정제량 357만 배럴보다 적어
대여 비축유 반환 시 유가 급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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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정부에서 내년 1~3월 비축유 317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으나 정유업계에서는 국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축유 양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방출 시점도 국제 유가가 최고치를 경신하던 때에서 다소 늦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지난 23일 비축유 9700만배럴 중 3.3%에 해당하는 317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다. 원유 208만 배럴은 대여 방식으로 1년 내 반환하고 등유, 프로판 등 석유 제품은 입찰 방식을 통해 판매하기로 했다. 내년 1~3월 정유사별 생산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방출하기로 하고, 그중 75%를 1월 중 방출할 것으로 파악됐다.
정유업계에서는 비축유 방출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석유 소비국 간의 국제적 공조 차원에서 진행되는 만큼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전략비축유 5000만 배럴을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영국, 인도, 중국도 동참하고, 인도는 5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다.
한국의 비축유 방출도 지난 2011년 ‘리비아 사태’ 당시 방출 이후 처음이다. 물량도 당시 346만7천 배럴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나 국내 정유 처리 및 소비량과 비교하면 하루치 분량이다. 세계 에너지 통계 분석(BP)에 따르면 한국의 석유 정제능력은 하루 357만 배럴, 소비는 256만배럴 수준이다.
원유를 대여하는 방식 역시 유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개 기상악화나 태풍 등으로 원유 출하나 하역 등이 어려울 경우 긴급하게 대여가 이뤄진다. 또한 정유업계는 최소 3개월 전 산유국에서 들여올 물량을 정해놓는 만큼 내년 1~2월 물량은 정해져있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원유 대여가 업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필요 없는 잉여분을 대여하다 보니 유가가 급등하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 역시 지난 10월 말 배럴당 85달러 선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줄곧 하락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장중 66.04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유가의 향방에 따라 비축유 중 원유 대여로 인한 손익을 당장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국제유가는 오미크론 우려가 완화되면서 다시 상승하고 있다. WTI는 23일(현지시간) 배럴당 73.79달러로 지난달 24일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해 브렌트유도 같은 날 76.85달러로 지난달 25일 이후 최고 수준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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