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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재용 사면 제외에 싸늘한 재계…"국익 위해 뛰는데, 족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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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특별사면 제외에 실망감…"역할 강조하면서 운신 폭은 제한"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12.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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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정부가 발표한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재계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비록 지난 8월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나기는 했어도, 이 부회장의 역할과 비중을 고려할 때 내심 사면을 기대한 재계 인사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국익을 위한 선택' '엄중한 위기 상황'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의 역할' 등을 언급하며 당시 반대여론을 잠재웠고, 이 부회장이 다방면으로 이에 화답하려 노력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면 제외는 매우 실망스럽다"라며 "이 부회장의 역할은 강조하면서도 발목에는 족쇄를 채워 운신의 폭을 제한하는 조치는 끝내 거두지 않은 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별사면이 되면 사면법에 따라 남은 형의 집행이 면제되고, 선고로 인해 상실됐거나 정지된 자격을 회복하는 복권조치도 뒤따른다. 그러나 가석방은 남은 형기 동안 재범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뤄지는 임시적인 석방으로, 취업제한·보호관찰과 같은 여러 제약이 따르고, 해외출장때도 법무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특히 취업제한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에 따른 것으로, 이 부회장은 사면복권되지 않는 이상, 형 집행이 종료되는 내년 7월 이후에도 5년 동안 삼성전자에서 재직할 수 없다.

이런 여러 제약 때문에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는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이 부회장을 가석방이 아닌 사면을 통해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청와대와 정부에 건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13일 출소한 이후 가석방 신분이라는 점을 의식해 한동안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이며 최대한 몸을 낮추면서도, 백신 생산 체제 조기 구축과 미국 출장을 통한 170억달러(20조원) 규모의 제2파운드리 투자를 확정하는 등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8월 중순 당시는 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돼 백신 확보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던 시기로, 이 부회장은 출소하자마자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의 최고위 경영진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직접 진행상황을 챙겨왔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는 결실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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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1.8.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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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삼성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 11일 만인 지난 8월24일, 향후 3년간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첨단산업에 총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신규 고용하는 내용의 투자 및 고용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재판에도 참여해야 하는데, 지난 11월에는 재판일정이 바뀐 틈을 이용해 5년 만에 미국 출장도 다녀왔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출장 기간, 반년 가까이 끌어온 17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2파운드리 부지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삼성전자의 제2파운드리 투자는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나선 미국 정부의 요구에 응답한 것으로, 국익과도 맞닿아 있는 사안이다. 특히 이 제2파운드리 투자는 지난 5월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 와중에 확정돼 처음 발표됐다.

재계 또다른 관계자는 "그간 정부의 기대에 부응해 이 부회장이 고군분투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이번 사면 제외는 매우 실망스럽고, 싸늘한 분위기까지 느껴진다"라며 "삼성전자가 미·중 간 반도체 패권 전쟁이 사이에 끼어 있는 긴박한 상황인 데다,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사면을 통해 이 부회장이 경영에 매진할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여전한 재계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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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9월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도착, 이재용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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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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