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단독]쇼핑몰·동물원·세트장… 이재명, “몰랐다”던 故김문기와 관광지 누볐다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성남도공 유동규 본부장(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 다섯번째), 김문기 처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2015년 출장지에서 함께 찍은 사진. 당시 이 후보는 성남시장이었다. 이 후보는 이 출장이 끝난지 17일만에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한 SPC 설립을 결제했다.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땐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문기 처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인물 중 한명이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이던 2015년 1월 다녀온 9박11일 해외 출장에서 김 처장과 여러 장의 기념사진을 함께 찍은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조선닷컴은 24일 국민의힘 이기인 성남시의원과 김은혜 의원실을 통해 해외출장 일정표를 입수했다.

2015년 1월6~16일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이재명 후보와 김문기 처장은 오페라하우스와 현지 재래시장 등을 하루에도 수차례 함께 방문했다. 출장자가 총 11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 후보가 김 처장을 모를 수 없었던 일정이었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는 앞서 김 처장에 대해 그냥 잘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런 사람의 존재 자체를 나중에야 알았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일정표를 보면 이들은 2015년 1월 6일 인천에서 출발해 1월 7일 오전 8시 오클랜드에 도착한다. 이후 페리에 탑승해 이동한 후 수산시장에 방문한다. 다음 날엔 호비튼이라는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장을 방문하고 대형마트도 방문한다.

특히 1월 12일 일정에서는 쇼핑센터, 트램 전통상권, 컨벤션센터, 놀이시설, 보크/스완스톤 스트릿 등 1시간 단위로 바쁜 일정을 함께 소화하기도 했다.

1월 14일엔 하버브릿지, 수산시장과 재래시장, 시드니 타워 및 동물원도 함께 방문했다.

이기인 시의원은 “심지어 출장에 동행한 해당 공무원들의 동료들에 따르면, 관광은 물론 방문단을 두 팀으로 나눠 운동을 했다는 의혹 제보까지 있다”라며 “추가로 제보 받는 자료와 증거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재명의 거짓 민낯을 밝히겠다”라고 했다.

한편 김문기 처장의 어머니는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재명 후보가 김 처장을 모른다고 한 것에 대해 “거기(호주·뉴질랜드 출장)까지 같이 갔다 왔으면서 모른다고? 억울해 죽겠다”라며 “(이 후보가 김 처장 보고) 참 ‘참한 사람’이라고 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 후보는 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 성남시장 시절 김 처장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요, 하위 직원이었으니까… 아마 팀장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이분을 알게 된 것은 제가 도지사가 된 후 개발이익 5500억원을 확보했다는 말이 거짓말이라고 기소돼 재판과정에서 저는 지침만 줘 세부내용을 전혀 모르니까 이를 파악할 때 주로 알려줬던 사람이 당시 이분”이라며 “재판받을 때 이 사람의 존재를 알게 됐고…”라고 했다.

이소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놀러 간 거면 달랐을 수 있는데 출장이었고 시장으로서 간 건데 여러 명이 같이 갔다고 해서 그분들 한 분 한 분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기는 힘들다”라며 “오늘 이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한 해명을 참고해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일부에서는 산하 직원이고 해외 출장도 같이 갔는데 어떻게 모를 수 있느냐고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인지를 못 했다”라며 “우리가 놀러 간 게 아니고 공무상 출장을 간 것이고, 그 사업을 하는 것이 도시공사라 같이 간 것이다. 같이 간 하위직원들은 저를 다 기억하겠죠. 저는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김명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