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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정부, 화이자 치료제 16.2만 명분 확보…“내달부터 미접종 재택환자 처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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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지난 10월 독일 제조소에서 생산되고 있다./화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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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사(社)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이르면 다음주 쯤 국내 승인을 받고, 내년 1월부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까지 총 16만 2000명분의 팍스로비드를 확보했으며, 국내에 좀 더 빨리 들여오는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달 재택 치료를 하는 백신 미접종 환자들에게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처방하겠다는 구상이다.

◇ 화이자 16만 머크 24만명분 확보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총 16만 2000명분의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달 미리 구매했다고 밝힌 먹는 코로나 치료제 물량은 모두 40만 4000명 분 인데, 이 가운데 머크(MSD)의 치료제는 24만 2000명분, 화이자 치료제는 16만 2000명분이란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화이자 치료제에 대해선 7만명분에 대한 구매약관(계약)을 체결했다고 해 왔다. 방대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도 지금까지 확보한 7만 명분 외에 추가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만 했다.

이에 방대본은 “실무협의가 완료돼 (16만 2000명분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단계였으나, 방역상황을 고려해 추가 구매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7만명 분의 구매약관만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했다.

방대본의 설명을 종합하면 정부는 팍스로비드 7만 명분을 확보하는 선(先)구매 계약 조건으로 총 16만 2000명분을 받기로 협상을 했고 계약 체결까지 왔는데, 이보다 더 많은 물량을 받으려고 추가 협상을 하느라 물량 확보 발표를 늦췄다는 것이다.

앞서 방대본은 “(팍스로비드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이 올해 연말까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우리 정부의 화이자 치료제) 추가구매 협상이 구체화되면서 구매물량이 다음주 더 늘어날 수 있었다”며 “도입 일정도 더 당길 수 있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식약처가 다음주 쯤 식약처가 화이자 치료제를 승인하면 이르면 내년 1월부터 국내에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화이자 치료제를 손에 쥐려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업계 관측을 감안하고, 종전 물량의 두 배가 넘는 물량을 정부가 확보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는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 머크 치료제 활용 “좀 더 지켜볼 것”

방대본은 “코로나19 치료제 특성을 고려해 재택환자는 경구용, (병원에 입원하는) 고위험 경증⋅중등증 치료병원은 항체치료제 중심으로 활용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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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머크(MSD)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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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자 3만2000여 명이고, 하루에 발생하는 신규 재택치료자가 4000명대다. 그렇다면 지금 확보한 물량은 한 달(약 32일)여만에 모두 소진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택환자 중에서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경증 환자들에게만 먹는 치료제를 배부할 것으로 보인다.

치료제는 확진을 받은 후 5일 이내에 투여해야 효과가 있는데, 코로나 감염으로 위중증으로 발전했다면 치료제가 큰 의미가 없다. 또 최근 축적된 데이터를 보면, 경증의 돌파감염자들은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낮으니, 백신 접종을 마친 건강한 사람에게 치료제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확보한 머크(MSD)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도 최대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몰누피라비르의 중증 예방률이 30%정도로, 팍스로비드(89%)와 비교해 낮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 정부가 머크와 계약을 파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미 FDA는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 승인을 보류했고, 프랑스는 선구매 계약을 파기까지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몰누피라비르의 약효 자체가 없는 건 아니다”며 “약효를 사전 고지해야 하겠지만, 처방을 원하는 고위험군에는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화이자의 먹는 약이 코로나에 맞서는 무기는 맞지만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머크 치료제는 글로벌 임상에서는 50%의 중증 예방률을 보였지만 시판 과정에서 30%로 떨어졌다. 화이자 치료제도 임상시험에서는 중증 예방률이 89%로 높게 나타났지만, 시판된 이후에 결과는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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