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8개 주요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NH농협카드) 가운데 절반이 넘는 5개 카드사 평균 금리가 10월에 비해 상승했다. 특히 삼성카드는 10월 평균 13.73%에서 지난달 14.72%로 0.99%포인트(P), 현대카드는 13.13%에서 14.09%로 0.96%P가 올라 거의 1%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들 8개사 가운데 10월을 기준으로 평균 금리가 14%를 넘어선 곳은 롯데와 우리 두 곳뿐이었다. 그러나 11월에는 이들을 포함해 삼성, 현대, KB국민까지 다섯 곳이 평균 금리가 14%를 넘겼다.
‘카드론 이용자들이 늘어나다 보니 전반적으로 이용자들의 평균 신용등급이 떨어져서 그런 것 아니냐’고 보기에는 딱히 지난달과 10월달 카드론 이용자들의 신용등급 점수에 차이가 없었다. 11월 카드사별 카드론 이용자 평균신용점수는 10월(776∼804점)과 거의 똑같은 777∼804점에 분포했다.
그래픽=이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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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전문가 대부분은 당분간 카드론 금리가 기준 금리 인상 속도보다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 전업카드사 관계자는 “카드회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자금을 카드채로 공급하는데, 기준 금리 인상으로 카드채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금리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국민·삼성·우리카드가 조달한 자금 가운데 여신전문회사 채권(여전채) 비중은 평균 76.25%에 달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카드사 가운데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AA+ 등급 신한·삼성·KB국민카드 세 회사의 3년물 카드채 평균 금리는 2.38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3년물 국채(1.803%)와 수익률 차이는 0.584%P였는데, 이 차이(스프레드)는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이다. 스프레드는 카드채와 국채 간 금리 차를 말한다. 이 스프레드가 커질 수록, 카드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담하는 웃돈은 늘어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카드사보다 채권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은행들이 정부 방침에 따라 전세자금대출과 부동산 실수요자 중심 대출을 재개하면서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카드채에 대한 수요는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금융개발원 관계자는 “딱히 카드사 신용 등급이나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 카드채는 언제든지 채권 시장에서 유통하기 쉽기 때문에 금리 상승 구간에서는 가장 먼저 처분되는 경향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면, 그때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가 많은 카드채 부실 위험이 높아지면서 카드채를 포함한 여전채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옭아매기 기조가 갈수록 강해지면서 내년 1월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카드론이 포함되는 점도 카드론 금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카드론은 저소득·저신용자 신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차주 단위 DSR 산정에서 빠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올해 내내 카드론 이용자 수가 급격히 불어나자 내년부터 카드론도 대출 규제 사정권 안으로 끌어 들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DSR 산정시 적용하는 일시 상환 카드론 약정 만기를 최장 3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은 약정 만기를 최대 5년까지 잡아두는데, 내년부터 만기는 5년으로 하더라도 DSR 계산 시에는 3년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카드론 약정 만기 기한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대출 한도도 줄어든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금리를 높여 수익성을 끌어 올리는 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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