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5일 3박4일간의 국빈방문을 마치고 호주 시드니에서 귀국행 비행기에 올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부부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과 함께 '호주를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2021.12.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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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지난주 호주 국빈방문을 다녀온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 한 장이 야당의 입길에 올랐다. 야당 대변인이 "국민 고통을 외면한 채 관광 명소에서 사진 찍는 모습은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공감능력마저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쏘아붙이더니, 야당 대선 후보까지 나서 "태연하게 시급한 외교 사안도 없는 호주까지 가서 SNS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찍은 셀카를 올린다"고 정색했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겨냥하는 야당의 공세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2019년 북유럽 순방길에 나섰다 야당 대변인으로부터 '천렵질(川獵·냇물 고기잡이)에 정신 팔린 사람' 취급을 받았던 적도 있으니 이 정도면 양반이다 싶다. 해외 순방 뿐이랴. 대통령이라면 반려견을 분양한다는 글을 올릴 때도 '의료계 파업을 앞두고 한가롭게'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니 그 유명한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호주 정상 부부와 '셀카'를 찍은 문 대통령 부부의 모습을 SNS에 공개해놓고 아무 일 없기를 바랐다면, 그것이야말로 청와대의 공감능력 부족이다. 야당이, 그것도 선거 국면에서 '관광 명소'와 '셀카'의 조합이 주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그냥 흘려보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이 와중에 관광 사진' 비판 정도야, 과거 인도·스위스 순방길에 딸과 손녀를 동행시켰던 대통령(2010년 1월 이명박)이 고생했던 데 비하면 마음에 오래 담아둘 일도 아니다. 하필 세월호 1주기 당일 해외 순방길을 떠났던 대통령(2015년 4월 박근혜)도 있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집권세력이 바뀔 때마다 공수를 교대해 가며 서로를 공격하는 소재가 된다. 너무 자주 나가도 욕을 먹는데, 2002년 이후 해외 순방을 가장 많이 떠난 이명박 대통령(49차례)은 "나갈 수밖에 없어서 나가는 것"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 11월26일 제103회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글로벌 코리아가 된 지금은 외교가 바로 경제이고 경제가 외교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며 "나 자신뿐만 아니라 장관들도 수없이 외국과 함께 협력을 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고 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 '글로벌 코리아'를 넘어 '선진국 코리아'다. 국민들이 보여준 저력과 기업들의 눈부신 활약 덕분이다. 이에 정상의 해외 방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국익의 크기가 몰라보게 커졌고, '한번만 와 달라'는 상대국들이 줄을 섰다. 차기 대선에서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밀려드는 해외 순방 일정을 놓고 고민을 거듭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해 1년 반이나 해외 순방을 한 차례도 가지 못했으니 더욱 그렇다.
적어도 외교에 있어서라면 여야가 서로의 입장을 역지사지하면 좋겠다는 얘기다. 국가의 위상을 깎아내릴 정도로 큰 외교적 실책이 있는 게 아니라면 적어도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건 이제 그만 해도 되지 않을까. 선진국 야당의 품격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너무 자주 사소한 데까지 신경이 예민하면 정작 엄중한 사안에 성을 내도 신경질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법이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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