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작을수록 맛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크면 좀 질긴 것 같고…"
"닭의 크기보다는 근육량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전체 닭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며 '치느님'으로 불릴 만큼 사랑받는 치킨. 그런데 최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한국 육계(고기용 닭)는 작아서 맛없다"고 주장해 화제입니다.
황 씨는 "큰 닭은 감칠맛이 난다.", "치킨은 부자는 안 먹는 서민 음식" "우리 국민은 비싸고 맛없는 치킨을 먹으며 치킨공화국이란 엉뚱한 자부심을 갖고 살았다"고 꼬집었는데요.
이에 대한양계협회는 '국내산 닭고기를 폄훼했다'며 황 씨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죠.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가 주로 쓰는 닭은 1.5kg 안팎의 10호. 미국(2.8∼2.9㎏), 일본(2.9∼3.0㎏), 중국(2.53㎏) 등에 비해 평균 출하 체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경제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양계장에서 30일 정도 키워 내보내는 소형 닭과 달리 열흘 정도 더 길러 3kg짜리 대형 닭이 되려면 사룟값 등 사육비가 증가하고 부화장·양계장·도계장 회전율이 떨어지는 반면 폐사 위험성은 높아지기 때문이죠.
업계 상황에 정통한 한 교수는 "닭을 오래 기를수록 사료업체에 유리할 것 같지만, 30일령 닭을 잡아야 수익이 최적"이라며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닭을 충분히 키워내는 데는 아무도 관심 없다"고 짚었습니다.
실제로 닭이 작으면 맛이 떨어질까?
'3kg 닭은 토종닭처럼 쫄깃하고,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 함량도 1.5kg 닭보다 높다'는 2015년 국립축산과학원 보고서가 황 씨 주장의 주요 근거인데요.
그러나 2012년 같은 기관에서 발간된 보고서에는 30일령 3.09%, 36일령 2.91%, 42일령 2.76% 등 사육 기간이 지날수록 글루탐산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내용이 실려있기도 합니다.
닭의 품종, 사육 방식·일령, 도축·숙성 방식 같은 여러 요소가 맛에 영향을 미치고, 사람마다 선호하는 식감이나 향, 풍미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소비자들이 입맛과 목적에 맞게 따라 골라 쓰도록 선택지를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할 텐데요.
지난해 등급판정을 받은 닭고기 중 출하 체중이 2kg에 못 미치는 9호∼14호가 전체의 78.6%에 달하는 게 현실입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국내 닭고기 식문화는 소형 육계 위주로 형성돼 있지만, 대형 닭의 시장성이 확보된다면 생산, 공급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죠.
김태경 건국대 식품유통경제학과 겸임교수는 "미국은 1㎏부터 5∼6㎏까지 요리에 맞게 고를 수 있는 폭이 넓다"며 "가정 내 닭 소비를 증진하기 위해서라도 중량이 다양한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김지선 기자 김민주 인턴기자
sunny1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닭의 크기보다는 근육량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전체 닭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며 '치느님'으로 불릴 만큼 사랑받는 치킨. 그런데 최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한국 육계(고기용 닭)는 작아서 맛없다"고 주장해 화제입니다.
황 씨는 "큰 닭은 감칠맛이 난다.", "치킨은 부자는 안 먹는 서민 음식" "우리 국민은 비싸고 맛없는 치킨을 먹으며 치킨공화국이란 엉뚱한 자부심을 갖고 살았다"고 꼬집었는데요.
이에 대한양계협회는 '국내산 닭고기를 폄훼했다'며 황 씨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죠.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가 주로 쓰는 닭은 1.5kg 안팎의 10호. 미국(2.8∼2.9㎏), 일본(2.9∼3.0㎏), 중국(2.53㎏) 등에 비해 평균 출하 체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교촌치킨은 "10호 닭이 한마리용 치킨에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고, 이들 업체에 생닭을 납품하는 하림은 "수요자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죠.
경제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양계장에서 30일 정도 키워 내보내는 소형 닭과 달리 열흘 정도 더 길러 3kg짜리 대형 닭이 되려면 사룟값 등 사육비가 증가하고 부화장·양계장·도계장 회전율이 떨어지는 반면 폐사 위험성은 높아지기 때문이죠.
업계 상황에 정통한 한 교수는 "닭을 오래 기를수록 사료업체에 유리할 것 같지만, 30일령 닭을 잡아야 수익이 최적"이라며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닭을 충분히 키워내는 데는 아무도 관심 없다"고 짚었습니다.
좀 더 큰 치킨을 먹고 싶다면 소비자가 직접 업체에 요구해 수요가 공급을 창출해야 한다는 설명인데요.
실제로 닭이 작으면 맛이 떨어질까?
'3kg 닭은 토종닭처럼 쫄깃하고,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 함량도 1.5kg 닭보다 높다'는 2015년 국립축산과학원 보고서가 황 씨 주장의 주요 근거인데요.
그러나 2012년 같은 기관에서 발간된 보고서에는 30일령 3.09%, 36일령 2.91%, 42일령 2.76% 등 사육 기간이 지날수록 글루탐산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내용이 실려있기도 합니다.
결국 닭의 맛이 크기에 비례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인데요.
닭의 품종, 사육 방식·일령, 도축·숙성 방식 같은 여러 요소가 맛에 영향을 미치고, 사람마다 선호하는 식감이나 향, 풍미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소비자들이 입맛과 목적에 맞게 따라 골라 쓰도록 선택지를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할 텐데요.
지난해 등급판정을 받은 닭고기 중 출하 체중이 2kg에 못 미치는 9호∼14호가 전체의 78.6%에 달하는 게 현실입니다.
한편 닭가슴살, 윙(닭날개), 콤보(닭다리+닭날개)처럼 통닭용보다 큰 닭이어야 제맛을 내는 부분육을 찾는 손길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국립축산과학원은 "국내 닭고기 식문화는 소형 육계 위주로 형성돼 있지만, 대형 닭의 시장성이 확보된다면 생산, 공급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죠.
김태경 건국대 식품유통경제학과 겸임교수는 "미국은 1㎏부터 5∼6㎏까지 요리에 맞게 고를 수 있는 폭이 넓다"며 "가정 내 닭 소비를 증진하기 위해서라도 중량이 다양한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김지선 기자 김민주 인턴기자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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