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세번째)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건보료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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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각종 의혹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파상 공세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김씨의 허위 이력 기재 의혹에 이어, 이번엔 건강보험료 ‘꼼수 절감’ 의혹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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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건희 건보료 회피 꼼수, MB 판박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1.12.15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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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는 2017년 경기도 양평 땅을 비롯해 60억 원대의 재산이 있었지만, 주식회사 코바나컨텐츠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건강보험료는 월 7만원 정도만 납부하고 있었다”고 ‘꼼수 납부’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가 지역가입자라면 재산 기준으로 납부해야 할 건강보험료는 월 37만4650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실제 납부한 보험료의 5배가 넘는 금액”이라는 논거였다.
이들은 2007년 대선에서 수백억 원대 자산가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월 2만원 정도의 보험료만 납부해 일었던 논란을 꺼내들었다. 이어 “김씨 또한 재산보험료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허위 소득 신고를 했다면 사실상 이명박 전 대통령과 판박이”라고 몰아붙였다. 전직 대통령 수사를 지휘해 이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운 윤 후보를 향해 ‘김건희=MB’라는 공세를 제기한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발 더 나아가 “건보료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재편하자”는 윤 후보의 공약까지 문제 삼았다. 이들은 “부인 김씨와 같은 고액 자산가들의 보험료를 깎아주기 위한 꼼수로 활용하려는 것은 아닌가”라며 “이명박, 김건희 같은 고액자산가 건보료 무임승차는 내버려 두고, 소득에 따른 공정한 보험료 부과 원칙을 세우겠다는 것이 과연 윤석열식 공정이며 정의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기본적 사실관계부터 ‘일부러’ 틀린 터무니 없고 명백한 허위비방”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 “김씨는코바나컨텐츠를 설립한 후 10년 넘게 적자를 봐가며 세계적 전시를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노력해왔다. 회사 자금이 여의치 않아도 직원들 월급은 줘야 했기에 김건희 대표이사 월급이 200만 원으로 책정됐고, 그에 맞춰 공단이 부과한 건보료를 성실히 납부했을 뿐”이라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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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일각, “김씨, 신정아 사건 판박이”
그간 민주당이 공세를 집중했던 부분은 김씨의 허위 이력 기재 의혹이었다. 김씨는 2001~2016년 한림성심대·서일대·수원여대·안양대·국민대 강사·교원 임용 당시 이력서에 1995년 ‘미술세계대상전 입상(우수상)’ 등 다수의 허위이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지난 16일엔 김 씨가 지난 2003년 작가로 출품했던 전시회 도록에마저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는 의혹도 폭로됐다. 김씨가 자신의 전시 경력을 실으면서 ‘삼성미술관 기획전시’에 참여했다는 내용을 기재했는데, 정작 삼성이 이 같은 전시 사실을 부인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씨는“당시 미술계에선 삼성플라자(현 AK플라자 백화점 분당점) 내 갤러리를 삼성미술관으로 불렀다”는 해명을 내놓았는데, 이로 인해 논란은 더 커졌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허위 이력 의혹이 한 건도 아닌데, 미술계 관행이라는 핑계를 대며 둘러대는 건 국민 상식에 어긋난다”고 했고, 수도권 재선 의원은 “김씨의 의혹은 숨기려 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거짓말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민주당 내부에선 김씨가 2007년 학력 위조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신정아씨와 비교해 "김씨는 신정아와 닮은 꼴"(선대위 고위 관계자)이란 말도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정아 전 교수가 옛날에 문제가 된 적 있다. 그때 윤석열 후보가 수사를 담당했다”며 “(김씨의 허위 이력 기재) 횟수는 더 많다. 조심스럽지만 리플리 증후군 아닌가 싶은 정도”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을 마친 뒤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는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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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공정이란 잣대 제 가족에게도 적용돼야” 사과
김 씨에 대한 여권의 파상 공세는 ‘단순 네거티브’ 전략이 아니라 사실상 윤 후보가 간판으로 내세운 ‘공정’ 자체를 겨냥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공정이란 어젠다를 윤 후보가 선점했는데, 어떻게 그게 윤 후보의 것일 수 있냐”며 “김씨 의혹을 파면 팔수록 윤 후보의 내로남불 태도가 부각될 것”이라 말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도 지난 15일 개인 페이스북에서 “장관 후보 부인의 표창장 위조 의혹은 80번 압수수색해 먼지떨이 수사하고, 대통령 후보 부인의 학력-경력-표창 위조는 사과로 끝내자고?”라며 “이게 윤 후보의 공정한 나라인가”라고 직격했다.
이날 윤 후보는 결국 김 씨 허위 경력 의혹 등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윤 후보는 “논란을 야기하게 된 거 자체 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과거 저의 일관된 원칙과 잣대, 저와 제 가족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사죄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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