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만나는 공자·문화인류학으로 보는 동아시아
중국 지린성 퉁화(通化) '만발발자'(萬發撥子) 유적을 국내 연구자들이 분석했다. 1956년 발견된 이 유적은 고조선과 고구려 문화 요소가 모두 확인돼 학계 주목을 받았다.
만발발자 유적에서는 주거지 유구(遺構·건물의 자취) 20기, 구덩이 유구 137기, 환호(環濠·도랑 겸 마을 경계시설) 1기와 다양한 형태의 무덤이 확인됐다. 출토 유물은 토기, 청동기, 철기, 금동 제품 등 약 7천 점이다.
편찬 책임자인 박선미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만발발자 유적의 5기 문화층(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알려주는 지층)은 고구려 문화 일색이지만, 그 아래 4기와 3기 문화층 유물은 고조선과 고구려의 특징이 나타난다"며 무덤도 고조선에서 고구려로 나아가는 과도기 사례가 확인된다고 설명한다.
강인욱 경희대 교수는 만발발자 유적에서 무덤 양식이 급격하게 변한 배경에는 사회 변동과 다양한 집단의 발흥·재편이 있었다고 짚는다.
이어 "만발발자 유적은 퉁화 일대에 초기 고구려 세력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평가한다.
동북아역사재단. 308쪽. 2만4천 원.
▲ 새롭게 만나는 공자 = 김기창 지음.
'유학의 태두'라고 일컬어지는 공자 사상을 법학자가 재해석한 책.
저자는 공자와 제자들이 남긴 '절묘한 말'이 후대 학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오역되면서 지루하고 막연한 이야기로 인식됐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유명한 논어 문구인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배움은 단순히 책에 있는 지식을 익히자는 말이 아니라 무엇이 올바른지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공부 잘하는 것이 궁극인 양 떠받드는 그릇된 논어 해석이 계속되는 한, 명석한 재주로 어려운 시험에 합격해 판사 검사가 된 자들이 돈과 권력과 연줄에 휘둘려 궤변을 늘어놓는 파렴치한 광경을 거듭 봐야 할지 모른다"고 말한다.
또 '인'(仁)은 '어짊'보다는 '윤리적 결기'로 봐야 하며, '예'(禮)는 무조건 공손하게 행동하라는 가르침이 아니라 때와 장소에 따라 역동적으로 예법을 행하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음. 344쪽. 1만7천 원.
▲ 문화인류학으로 보는 동아시아 = 가미즈루 히사히코 외 지음. 박지환 옮김.
일본 인류학자들이 동아시아를 주제로 쓴 논고를 모은 문화인류학 개론서. 일본에서는 2017년 출간됐다.
서양인의 관점에서 동아시아를 보면 각국 문화가 비슷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점이 적지 않다. 예컨대 일본에서는 결혼하면 대개 한 명이 성(姓)을 바꿔 부부가 같은 성을 쓰지만, 한국과 중국은 본래 성을 유지한다.
가미즈루 히사히코 현립히로시마대 교수는 "문화는 변화하며, 일본 문화와 중국 문화를 명확하게 나눌 수는 없다"며 자신이 온전히 빠져 있는 문화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과 일본의 혈연관계로 살핀 '가족과 친족', 대만 결혼식을 통해 조명한 '사회관계', 홍콩 사람들의 이동으로 분석한 '이민'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읽어볼 수 있다.
눌민. 416쪽. 1만8천 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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