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구원 ‘전기선박 육상시험소’ 운영
전동·발전기 국산화, 플라잉카 시동
미래 모빌리티 기술시장 선점 각축 치열
전기연 이지영 박사팀이 개발중인 미래형 듀얼모드 플라잉카. 지상에서는 전기차, 드론과 결합하면 플라잉카로 변신한다.(위쪽), 국내 최초 중형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한국전기연구원 제공] |
미래 모빌리티의 추진 동력이 기존 내연기관 엔진에서 전기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전기차에 이어 전기선박과 드론·플라잉카 등 바다와 하늘에서도 미래 모빌리티 핵심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기술 패권 경쟁의 장이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는 전기선박이다. 전기선박은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연료비용도 저렴하다. 또한 추진 모터의 소음과 진동이 적고, 설치 위치도 자유로워 설계의 유연성도 매우 높으며, 디젤엔진 선박보다 조종 능력이 훨씬 더 높다.
그동안 전기선박은 잠수함과 호위함 등 함정 분야에서 주로 활용돼 왔다. 전기추진 시스템은 기계식 추진 장치 없이 전기로만 함정을 추진하기 때문에 수중방사 소음을 최대한 제한할 수 있어 대잠수함 작전에서 생존성 확보에 매우 유리하다. 또한 대용량의 전기를 필요로 하는 레일건 등 미래 무기체계에 전력추진 시스템용 전력을 일시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추가 전력 보강 없이 무기체계 운용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자동화·무인화·네트워크화를 위한 ICT 체계도 구축할 수 있으며, 선박의 설계 구성이 단순해 정비성이 우수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미국 최신예 구축함인 ‘줌왈트(Zumwalt)’와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Queen Elizabeth)’ 등 수상 전투함 분야까지 전기추진 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전기선박은 추진 시스템이 선박 하부에 탑재된 이후에 고장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정비가 어렵고 배를 해체해서 수정해야 한다는 큰 어려움이 있다. 특히 잠수함은 바다 밑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전기추진 시스템을 선박에 탑재하기 전 통합시험을 육상에서 확실하게 진행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세계적 수준의 전기선박 육상시험소의 보유 여부가 다가올 해양 방위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 관건인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전기연구원은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전기선박을 육상에서 시험하는 ‘전기선박 육상시험소’를 지난 2015년부터 구축 운영하고 있다. LBTS를 통해 국내 최초로 독자 설계 및 건조한 3000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을 포함한 전기선박 분야 총 401개 항목 시험을 수행해 192건의 개선보완사항을 도출했다. 이를 통한 건축기간 단축 368일, 건조기간 단축효과 및 전력화 지연손실 비용 절감 효과 4684억원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기술수입 대체효과는 370억원에 달하고, 전기선박 관련 산업 발전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270억 규모로 추정된다.
하늘에서는 기존 화석연료 기반 항공엔진이 아닌, 전기 동력으로 추진시키는 유무인 항공기가 주목받고 있다. 비대면 시대 미래형 배송 시스템이 될 ‘드론 택배’와 미래 도심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플라잉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분야는 이미 중국과 미국이 핵심기술을 거의 선점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기술 독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외국산 부품에 대한 의존도 강화는 수입비용도 문제가 되지만, 안보와 기술 유출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전기연 이지영 박사 연구팀은 유무인 항공기에서 가장 중요한 ‘전동기’와 ‘발전기’를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저소음’, ‘안정성’, ‘고비출력’ 조건을 모두 성공적으로 반영한 순수 국내 기술이다. 개발한 프로펠러 추진용 전동기는 적용 기체의 운전 조건 및 설치 조건을 반영하여 고장이 적어 안정적이고, 가볍고, 내구성이 아주 높다. 디스크 형태로 개발된 발전기는 배터리를 지속적으로 충전해주면서도 가볍고, 공간 활용성을 높일 수 있어 제한된 기체 내에 더 무거운, 더 많은 물품, 나아가 더 많은 승객의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 드론 단계에 적용될 경우, 핵심 부품인 ‘전동기’와 ‘발전기’를 국산화한 덕분에 국내에서 어려웠던 드론 시스템의 구성이 가능해지고, 수입대체 효과는 무려 연간 천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적용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섬이나 험난한 지역에 빠른 물품 배송을 제공하는 드론 택배로 활용이 가능하고, 농업 분야에서는 농약을 뿌리는 드론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그 외 교통 감시, 가정 및 공장의 소형발전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이지영 박사는 “사람이 타는 드론에 적용될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한 10kW급 전동기와 100kW급 발전기를 3년 이내에 개발해 우리나라가 플라잉카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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