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중 복용 후 사망자 없고 다른 부작용도 가벼워"
전문가들, FDA 승인 시 '게임체인저' 기대…공정한 배분 문제는 우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27일(현지시간) 알약 형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2상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사진은 화이자 로고의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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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정윤미 기자 = 화이자는 14일(현지시간) 자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입원·사망 예방에 90% 가까운 효과를 보이며, 현재 확산중인 변이주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능이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달 1200여 명에 대한 임상 결과를 토대로 팍스로비드의 입원·사망 감소 효과가 약 89%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당시 진행한 임상 시험의 최종 분석 결과를 이날 발표한 것이다.
최종 분석에서는 추가로 1000명의 임상 데이터를 포함, 총 2200여 명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해 신빙성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팍스로비드의 장점이 많아 전 세계 보급 시 치료·방역 판도를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 같은 3상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화이자에 따르면 코로나19 고위험 환자가 증상 발현 후 3일 내 팍스로비드를 먹으면 입원·사망 확률을 약 89%까지, 5일 내 복용 시 88%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작용의 경우 비교군인 위약(플라시보) 복용자들 사이에선 12명의 사망자가 나온 반면, 실험군인 팍스로비드 복용자들 사이에선 아무도 사망하지 않았다고 화이자는 전했다. 그 외 경미한 부작용은 두 집단 모두 각각 24%, 23%로 비슷했다.
팍스로비드는 화이자가 개발한 알약 '니르마트렐비르(nirmatrelvir)'와 이미 시중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 '리트로나비르'를 함께 복용하는 방식이다. 증상 발현 초기 5일간 매 12시간마다 총 30알을 먹게 된다.
니르마트렐비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자의 체내에서 복제되는 과정에서 복제 효소 작용을 차단하는 기능을, 리트로나비르는 니르마트렐비르의 체내 분해를 늦춰 효능을 높이는 기능을 각각 담당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팍스로비드가 새 변이주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발표였다. 코로나19 변이(특히 오미크론)는 바이러스 표면을 덮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분에서 나타나는데,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는 이 부분을 타깃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항체치료제인 다른 치료제나,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대부분의 코로나 백신보다 변이에 더 효과적일 거라는 가설이라고 AFP는 전했다.
아울러 화이자는 진행 중인 다른 연구의 초기 데이터도 공개했다. 위험 정도가 표준인 성인 600여 명과 백신을 맞은 고위험군 등 총 11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입원률을 약 70%로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다. 최종 데이터는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
화이자는 지난달 16일 미 식품의약국(FDA)에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한 뒤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18만 회분을 생산하고 내년까지 8000만 회분 이상을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화이자의 이번 발표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코로나 방역 정책을 총괄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정말 좋은 소식"이라며 "임상 결과가 FDA에 제출되면 곧 조치가(승인이) 이뤄질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션 리우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감염병학 조교수는 "(경구용 치료제에 함유된) 코로나19 프로테아제 억제제는 코로나19 팬데믹, 특히 현재 항체치료와 백신유도면역에 저항성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오미크론)와 싸우는 데 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라제시 간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전염병 의사 겸 하버드 의대 교수는 "기존 항체치료제는 주사 형식인데, 먹는 알약은 훨씬 복용이 쉽다"며 "최종 결과도 지금처럼 잘 나오고 생산을 늘릴 수 있다면, 고위험 환자부터 경증 환자까지 치료 방식을 완전히 바꾸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앤드류 페코스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공중보건스쿨 미생물학 교수는 "먹는 항바이러스제는 부디 백신보다 더 폭넓게 유통되길 바라는데, 결국은 미국처럼 돈 있는 나라들이 선주문하는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 정부는 화이자의 발표를 토대로 승인 결과를 긍정 전망, 1000만 명분을 선주문했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밝혔다.
소비 관련 비영리단체 퍼블릭시티즌의 의약품·지식경제 부문장인 피터 마이바르두크는 "생산 증대는 물론 정책입안자들이 이번엔 백신 때보다 훨씬 미래를 내다보는 계획을 가져야 한다"면서 "일각에선 이런 치료제가 팬데믹 최종전이란 말까지 나오는데, 그렇기에 정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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