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서로 감옥 보내겠다는 李·尹…나는 대통령제 없애려 출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대선 출마 4번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74) 이야기다. '왜 또 나왔느냐'는 물음에 손 전 대표는 "대통령제를 폐지하기 위해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은 나 하나 아닌가. 누군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이 90일 남짓 남은 상황에서 돈도 조직도 뜨거운 응원도 없이 가시밭길을 가겠다는 그의 '이유'를 들어봤다.

대통령제가 왜 나쁜지 묻자 손 전 대표는 "정치가 아니라 싸움을 만든다. 정치뿐 아니라 경제 사회, 심지어는 언론도 정권 영향을 받고 극단적 대결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진국 중에 대통령제를 하는 건 미국과 한국뿐인데, 미국도 대통령제 폐해가 점점 더 심해진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정권 보이콧을 하며 의회를 점령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도 그럴 수 있다. 지금 (양당 후보들이) 내가 대통령이 되면 당신 감옥 가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미국 대통령제에 대해서는 "그나마 미국은 의회가 정치 중심을 잡고 있고 예산권을 인정하니까 저 정도로 유지된다"며 "우리나라는 전권 아니면 전무다. 사회가 통합되고 안정되려면 의회 중심 정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소개하며 "내가 의회 중심, 다원주의 정치로 바꾸려고 나서겠다고 말하니까 '내가 하려던 건데 잘해보세요'라고 하시더라"며 "확률이 낮은 걸 잘 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기 위해 어렵지만 광야에 홀로 서서 장미꽃을 심는다는 심정으로 나왔다"고 했다.

손 전 대표의 정치 여정은 진보, 보수, 중도를 넘나들었다. '지금은 어느 편에 가 있느냐'고 묻자 "진보, 보수로 갈려 서 있는 자체를 나는 부정한다. 중도라는 말도 편을 가르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보수·진보·중도당을 거친 것도 개혁을 좇은 것이지, 자리를 좇은 건 아니었다. 지금은 어느 편에도 서 있지 않다"고 했다.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를 평가해 달라고 했다. 손 전 대표는 자신이 경기도지사를 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 경기도지사로서의 업적이 빈약하다고 진단했다. 손 전 대표는 "내가 지사 때 판교 테크노밸리 디자인을 하고 기공식까지 마쳤다. 정부랑 싸워가며 힘들게 만들었다. 그런 게 경기도지사 역할"이라며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과 신산업 과학기술 산업을 위해 해놓은 게 뭐가 있는지 생각이 안 난다"고 했다. 특히 "이 후보가 성남시장 때 대선후보 경선에 나오면 안 됐다"면서 "그 이후에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4년간 대선 준비밖에 안 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내비쳤다. 손 전 대표는 "(윤 후보는) 사람도 좋고 통도 크고 통찰력이 있어 많이 기대했는데 선거가 진행되면서 권위주의 대통령을 못 벗어날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또 윤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며 '윤석열 사전엔 내로남불이 없다'고 한 것을 두고 "앞으로 윤석열 사전에는 내로남불 없을 것이라고 말했어야 했다"며 "검찰총장까지 되면서 내 편 봐준 게 없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꼬집었다.

[이지용 기자 / 이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