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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나는 양탄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2028년 개항 [‘실크로드 하늘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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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중앙亞 항공물류시장 공략 과제

군위·의성 지역 ‘항공클러스터’ 구축

물류·관광·첨단산업 융합 새 성장동력

자원부국 중앙아시아, 유럽 잇는 거점

원거리 교역 확대 항공화물 수요 커져

통합신공항, 다가올 변화·대응 준비

실크로드 ‘동북아 허브’ 기지 역할 다해야

세계일보

지난달 26일 경상북도청에서 열린 실크로드복식전시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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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개항을 앞두고 ‘실크로드 하늘길을 날다’를 주제로 실크로드의 동북아 허브로서 경북도의 역사와 미래를 재조명하는 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연구원의 칼럼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사업이 2028년 개항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어가고 있다. 이는 인류가 수천년 전부터 끊임없이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고 교류하기 위해 길을 개척해 온 일과 무관하지 않다. 신라의 역사와 문화도 그렇게 시작되었으며, 고대 도시 경주는 국제도시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크로드의 사막길, 초원길, 바닷길 등이 모두 한반도의 경상북도를 동단(東端)으로 삼고 있었다. ‘모전(毛氈)’이라 알려진 카펫이 신라시대 유적에서 발견되는 것도 그 증거 가운데 하나다. 카펫은 실크로드의 중요한 교역품이었을 것이고, 어쩌면 우리 조상들은 일찌감치 ‘아라비안나이트’ 에 등장하는 ‘나는 양탄자’를 타고 실크로드의 네 번째 길인 ‘하늘길’에 대한 꿈을 키워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공항이 도시를 만드는 시대에 통합신공항이 가져올 지역 미래의 변화는 자명한 일이다. 공항이 들어설 군위와 의성 지역은 신도시로 개발될 것이 분명하며, 항공기의 제조·정비, 항공부품·소재, 항공물류단지 등이 집약된 항공 클러스터를 이루게 될 것이다. 비즈니스와 물류, 관광과 첨단산업이 융합된 경제 공항권은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현재 영남지역 수출입 항공화물의 98%가 인천공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산업들도 재도약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특히, 구미지역의 주요 수출품인 정보기술(IT) 전자부품·모바일·첨단소재 등이 높은 부가가치와 정밀도로 항공물류를 이용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수한 문화·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많은 제약을 받아온 대구·경북 지역의 관광산업 역시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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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으로는 중앙아시아 지역과의 특수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 지역은 독특한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역사적으로 많은 굴곡이 있었다. 고대의 실크로드와 현대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개발에서 볼 수 있듯이 동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유라시아 대륙의 남북을 연결하는 물류거점으로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이를 바탕으로 통합신공항은 다가올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준비해야만 한다. 내륙국가인 중앙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수출입 물류를 철도운송에 의존해 왔으나, 근래에는 원거리 국가들로 교역이 확대되어 항공화물 수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들의 항공 네트워크가 아직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나, 글로벌 경제가 정상화되면 주요 교역국이 유럽 및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대내적으로 자원개발 시기에 고성장을 가능하게 한 원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경상북도에 한국가스공사 본사가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도 통합신공항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내륙으로의 유통이 편리한 입지 조건과 물류 확대에 따른 수요, 공급망 확대에 중요한 요충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자원 개발에만 의존해서는 저성장 기조를 탈피할 수 없다. 따라서 제조업과 4차 산업을 동시에 육성하는 산업 다각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한국의 대중앙아시아 협력 관점도 지금까지 자원 개발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협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디지털 산업 등 4차 산업 분야와 교통물류 인프라 개발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일보

김중순 계명대학교 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장


하지만 항공화물 운송 공급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오히려 감소하였다. 여행 제한으로 인한 승객 감소로 여객기 운항이 대폭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격히 위축되었던 글로벌 경제가 조만간 개선될 것이고, 경제대국들의 대규모 경기부양 대책에 따른 총수요 확대, 미래 대비 투자 확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중앙아시아 각국도 경제적 침체에서 서서히 벗어날 것이다. 중앙아시아 대상으로 수출시장 개발이 가능한 유망 품목으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IT 제품, 자동차 부품, 화장품, 의약품 등의 한국 제품이 있으나, 상대방과의 방향 불균형이 전제되어야 한다.

지난 11월 26일 계명대학교가 주최하여 경상북도청에서 열린 “실크로드 하늘길을 가다” 토론회에서 김벽진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수입시장의 품목 개발이 중앙아시아 항공물류의 장기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기반으로 한 하늘길은 자원 부국인 중앙아시아에 우리 기업의 진출을 촉진하고, 에너지·교통·물류·인프라 외에 보건·의료, ICT(정보통신기술) 등 여타 미래 성장동력 분야 협력 가능성을 여는 계기로서 요충지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에 미래의 변화된 시대를 대비하고 마련하는 현재의 노력이 절실하다. 그것은 ‘나는 양탄자’를 타고 날아다니며 경주를 실크로드 문명의 한 축을 이루었던 고대 신라인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김중순 계명대학교 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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