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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북한 <로동신문> 기자의 출근길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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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현 (사)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사무처장(북한학 박사)]
2020년 연초부터 시작한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에 들어온 지 이제 곧 3년째를 맞는다. 하지만 그 해결은 요원하고 대응은 여전히 실험 중이다. 한국에서는 부스터샷 접종까지 시작하고 있지만 북조선—서로에게 정확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평화적 관계의 첫 출발이라는 생각에 따라 '북조선'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은 백신 접종이 전무한 상태이다. 북조선은 최근 WHO(세계보건기구)가 밝힌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2개국 중 하나다(다른 한곳은 에리트레아다). WHO는 북조선 당국의 보고를 인용해 현재까지 확진자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과연 북녘의 주민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그간의 기사들을 종합해 재구성한 <로동신문> 기자의 출근길 모습을 살펴보자.

기자 주령봉은 출근을 위해 버스를 탔다. 버스 안내원은 탑승자 전체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체온을 잰다. 기준 온도를 넘으면 버스에 탈 수 없다. 무사히 신문사에 도착한 주령봉은 신문사 소속 의사가 지키는 현관에서 체온 체크와 손소독 절차를 다시 밟았다. 의사의 검진은 출근, 점심, 퇴근시간 등 3번에 걸쳐 진행된다. 주령봉은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분배받은 소독수로 자신이 맡은 장소를 소독하는데, 이 또한 하루 3번씩 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마친 후에야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이러한 루틴은 코로나19를 거치며 확립된 북조선 전체 인민의 일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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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역의 체온 측정 모습. ⓒflickr-조선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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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철저한 방역은 해외에서 유입되는 물자에도 적용된다. 북조선은 2020년 1월 말에 육상, 해상, 항공 등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올 수 있는 모든 경로를 차단하고 유입물자에 대한 검역방법을 규정하여 시행했다. 우선 자국 내로 들어오는 물자와 이를 싣고 오는 선박, 화물트럭, 화물열차 등 운반 수단 전체에 대해 이산화염소를 희석한 소독약으로 1차 소독을 실시한다. 기본적으로 분무 소독을 하되 검역원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에는 훈증소독을 한다. 3시간 동안 소독 경과를 지켜본 뒤 2차로 자연방치를 진행한다. 이 절차는 10일간 야외 적치장과 운반 수단에서 시행되며, 자연방치가 끝난 물자들은 여러 겹으로 된 포장을 3일 동안 하나씩 개봉해가며 한번 더 소독한다. 총 3단계의 절차를 마친 물자는 비로소 검사검역관들의 확인을 거쳐 최종 출하한다. 이러한 수입물자 소독방법은 2021년에 더욱 엄격해져, 소독방법을 강화하고 자연방치 기간도 30일로 확대했으며, 델타 변이 발생 이후에는 40일까지 늘어났다. 자연방치 기간이 길어지면서 북에서는 물자를 반드시 컨테이너에 넣어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먼지와 비, 눈 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병검진 역시 철저하게 시행 중이다. 우선 2020년 1월 13일 이후 내륙 국경과 항만 및 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및 해외 출장자, 이들과 접촉한 모든 사람은 격리대상이다. 처음 이 조치가 시행되어 격리대상이 된 이들은 약 40일이 경과한 3월 초부터 격리에서 해제되었다. 애초 규정에는 30일 이후 격리를 해제하도록 되어 있으나 10일이나 추가하여 격리자의 상태를 파악한 것이다. 한편 주민 대상 검병검진은 보건의료인과 위생방역인력이 담당했다. 이들은 담당지역에 방문해 전체 주민에 코로나19의 위험성과 예방법, 각종 소독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을 모두 마친 뒤에는 검병검진을 통해 의심증상이 있는 대상자를 격리시켰다. 또 모든 경계지역에 초소를 설치해 도·시·군·구역 등을 넘을 때마다 검병검진과 소독을 실시했다. 해안가를 포함해 북한 전역에 설치된 이 초소들은 시간을 경과하며 더욱 늘었다. 당국은 '방역초소들이 온 나라에 그물처럼 뒤덮였다'고 언급할 정도로(<로동신문> 2020.10.24.) 인민들의 이동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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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5∼30일 평양제1백화점에서 열린 평양시인민소비품전시회에 전시된 마스크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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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북조선 당국이 코로나19과 관련해 주안점을 둔 것은 위생 선전 사업이었다. 그 중심에는 약 450만 명의 당원들과 이들이 포진한 당조직이 존재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두차례 당대회를 거치며 당원 규모가 늘었고, 김정은은 코로나19 방역을 계기로 기층 당조직을 강화하며 질서를 정비했다. 노동당은 2020년 1월 말 국가비상방역체계로의 전환과 동시에 산하 13개의 도(직할시·특별시)당위원회에 지령을 내려 코로나19와 관련한 정치 및 조직사업을 펼칠 것을 명령했고, 이에 따라 산하 당조직들은 2월부터 대대적인 코로나19 방역 위생 선전 활동에 돌입했다.

이렇듯 북조선은 2년 동안 코로나19 방어를 위해 전체 인민을 동원해 사활을 걸고 움직였다. 이러한 모습은 전세계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시도였다. 그 결과로 확진자가 없다는 주장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언제까지 이를 지속할 수 있을지, 북조선 주민들이 더 견딜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휴전선을 맞대고 한쪽은 부스터샷을 맞으며 안도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백신 접종을 전혀 시행하지 않은 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병적인' 방역으로 완전한 요새화를 꿈꾸는 현실을 보며 해결이 요원한 분단체제의 답답함을 느낀다.

'감염병에는 국경이 없다'는 단순한 사실을 상기해본다. 우리만 안전할 수는 없다. 2년 동안의 코로나19 정세에서 배운 유일한 교훈이다. 이기적 인간 존재의 자만이 야기한 코로나19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타적 인간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방편의 하나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정보를 공개하자는 일각의 움직임에 주목하게 된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머크(Merck)와 화이자(Pfizer)는 저소득 국가에 치료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같이 안전하기 위해서는 남북 모두 함께 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엄주현 (사)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사무처장(북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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