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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쿠팡 단건배달 싸움에 배달료 인상…업자·고객 '울상' [IT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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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업체 배달료 인상 잇따라…자영업자 부담도 ↑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고민 끝에 배달대행업체 이용을 줄이고 직접 배달에 뛰어들기로 했다. 일대 배달대행업체가 기본료를 일제히 1천원씩 올리면서 가뜩이나 높은 배달료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주문지가 너무 멀거나 주문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를 제외하면 가급적 가게 안에서 주문을 해결한다. A씨는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료를 일제히 올리면서 부담이 늘어나 직접 배달을 하기 시작했다"며 "인근 다른 가게들도 배달료 인상 여파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수의 지역 배달대행업체들이 최근 배달료를 인상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되며 배달 주문량이 많아진 데다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간 '단건배달(라이더 1명이 한번에 한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방식)'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며 라이더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 자영업자들은 물론 배달앱 이용 고객까지 최근의 배달료 상승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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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배달대행 업체에 배달 오토바이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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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쿠팡이츠 '단건배달' 맞대결에…전국서 연쇄 배달료 인상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인천, 세종, 부산 등 전국 각지의 배달대행업체들은 배달 기본료(배달거리 1.5km 기준)를 500~1천원 올린다고 식당 점주들에게 공지했다. 기본료 인상뿐만 아니라 날씨, 시간대 등에 따른 할증료를 신설하기도 한다. 이 경우 실질적인 배달료는 더욱 늘어난다.

배달대행 업계는 배달료 인상에 대해 라이더 수급 부족 속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그야말로 라이더를 쓸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사는 배달 기본료를 지역별로 많게는 1만원 이상까지 올려 기존 배달대행업체에서 일하던 라이더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여기에 점심·저녁 등 피크타임 프로모션 등 각종 프로모션까지 합치면 라이더들이 손에 쥐는 돈은 더욱 늘어난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이를 통해 단건배달 쪽에 라이더들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단건배달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대응이다.

기존 배달대행업체들도 라이더 이탈을 막기 위해 배달료 인상 카드를 꺼내들어 라이더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러나 워낙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물량공세가 치열하다 보니 배달료를 올렸음에도 라이더 이탈을 막을 수 없는 형편이다. 더욱이 두 업체가 단건배달 서비스 지역을 순차적으로 확대하면서 이러한 상황에 처한 지역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도의 한 배달대행 총판 대표는 "배민1이 진출과 동시에 프로모션을 세게 하면서 기존 배달대행업체들의 2배 넘는 1만원에 육박하는 배달료를 내걸었고 쿠팡이츠 진출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었다"라며 "일단 이번에는 배달료를 올리지 않기로 했지만 전국적으로 기사 이탈을 막기 위해 연쇄적으로 배달료를 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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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은 나란히 단건배달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쿠팡이츠는 출시 때부터 단건배달을 특장점으로 앞세우고 있고 배달의민족은 지난 6월부터 '배민1'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들어갔다. [사진=각 사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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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배달료가 높아지면 부담은 자영업자들이 떠안는다는 것이다. 배달대행업체가 부과한 배달료는 자영업자가 상당 부분 부담하고 나머지가 소비자들에게 부과되는 식이다. 그러나 고객에게 돌아가는 배달료를 무작정 높이면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인상분을 그대로 떠안는다. 음식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료비, 인건비, 관리비, 임대료, 플랫폼 중개수수료 등에 인상된 배달료를 더하면 음식값을 넘다 보니 팔면 팔수록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배달료를 음식값에 반영하는 '꼼수'도 나온다. 이를테면 매장에서 먹거나 포장할 때의 음식값이 9천원이라면, 배달 앱에서 주문하면 1만1천원으로 반영되는 식이다. 배달료의 일부를 음식값에 포함하는 것이다. 일반 식당뿐만 아니라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도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최근에는 교촌치킨 등 일부 프랜차이즈들이 실제로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인상된 배달료를 직접적인 이유로 내세웠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우려를 담은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최근 게재됐다. 경기도에서 배달대행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B씨는 "두 업체로 인해 영세한 배달업체는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며 "돈으로 라이더 데려오려면 가게 사장님들에게 배달료 더 달라고 해야 하는데 이제 그 짓도 못하겠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배달업체, 가게 사장, 손님 모두가 힘들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국민청원은 이날 기준 참여인원 1천명을 넘었다.

일각에서는 저렴한 중개수수료 등을 내세우는 공공배달 플랫폼을 쓰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두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방편이다. 경기 의정부의 복수 배달대행 총판들은 최근 의정부 지역의 식당 점주들에게 보낸 전단지에서 "배민1이 초래한 배달료 인상은 지역 대행업체에게 자구책을 강제하고 있으며 이는 연쇄적인 요금인상을 불러 오고 있다"며 "의정부 시민들과 음식점 사장님들이 '배달특급'에 관심 갖고 많이 이용한다면 그 자체로 거대 플랫폼 기업의 횡포를 견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달특급은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공공배달앱이다.

◆올라가는 배달료, 업계는 물론 고객에게도 '악영향'

이처럼 현재의 배달료 인상은 배달대행업체는 물론 자영업자, 고객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급격히 늘고 있는 데다가, 배달 성수기인 겨울철까지 겹치면서 라이더 수급은 더욱 빠듯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내년부터 월 일정 소득을 버는 라이더들이 고용보험 대상이 된다는 점도 배달대행업체에게는 부담이다. 고용보험료의 절반을 업체에서 내야 하는 데다가 소득 공개를 꺼리는 일부 라이더들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더 부족 현상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코로나19로 배달 주문량이 폭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때부터 일부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료를 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한 지역에도 여러 배달대행업체들이 있고 라이더들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으로 쉽게 옮겨 가다 보니 그간 배달료를 동결해 오던 일부 업체들이 배달료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여러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료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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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라이더스의 오토바이가 일렬로 주차돼 있는 모습. [사진=우아한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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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은 현재도 여전하다. 여기에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간 단건배달 경쟁이 격화되면서 라이더 부족이 더욱 부각됐다. 배달의민족이 지난 6월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을 정식 출시한 것이 시작이었다. 배민1은 출시 이후 서울 전역을 시작으로 경기도를 비롯해 부산·광주 등 6대 광역시까지 빠르게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이츠와의 단건배달 경쟁에서 후발 주자임에도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에도 박차를 가했다. 쿠팡이츠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돈을 쏟아부으며 '라이더 모시기'에 나섰다.

격화되는 단건배달 경쟁이 두 배달앱 업체 간 '치킨 게임' 양상으로 가면서 그 사이에 있는 배달대행업체와 자영업자, 고객들이 연쇄적으로 가격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배달대행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의 배달료 인상은 확실히 배달앱 업체들의 단건배달 경쟁 여파라고 할 수 있다"며 "견디다 못한 배달대행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이 넘어가게 되는데 결국 대형 업체들이 시장을 교란시킨 것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는 배달앱 업체들도 정작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다.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매출은 나날이 늘지만, 마케팅 비용이 이를 압도할 만큼 급격히 증가하면서 올해도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마케팅을 당장 중단하기도 어렵다. 만일 단건배달 프로모션이 종료될 경우 배달료와 중개수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배달을 받으면 받을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식당들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배달 생태계 전체가 흔들리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달앱 업체들도 프로모션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고민이 깊다. 한 배달앱 업체 관계자는 "단건배달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라이더들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돈을 쏟아붓는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플랫폼들이 비용을 부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플랫폼 기업도 마찬가지고 배달대행 업체나 가맹점들도 마찬가지로 서로가 모두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다양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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