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기술 연마해 국가무형문화재 '윤도장' 보유자로
부친 김종대 씨 명예보유자 인정 예고 "헌신적 공로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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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나침반 '윤도(輪圖)'를 만들어온 김희수(59) 씨가 부친 김종대(87) 씨에 이어 인간문화재(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명예보유자) 대열에 합류했다. 문화재청은 김 씨를 국가무형문화재 '윤도장' 보유자로 인정한다고 8일 전했다. 김 씨는 증조부부터 부친까지 3대에 걸쳐 내려온 기법을 전수해 약 40년간 나침반을 제작했다. 2007년 보유자 아래 등급인 전승교육사로 인정됐다.
윤도는 천문학과 음양오행 사상 등 동양의 우주관과 세계관이 반영된 전통 과학 도구다. 천문학이 발달한 삼국시대부터 쓰였다고 추정된다. 널리 보급된 시기는 조선시대. 주로 뱃사람, 여행자, 농사꾼, 집터나 묏자리를 찾는 지관(地官) 등이 방향을 볼 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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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는 중앙 자침(磁針·나침반 바늘)을 중심으로 동심원 숫자에 따라 1∼36층이 있다. 각 층에 음양·오행·팔괘 등을 조합해 배치했다. 가장 많이 이용된 윤도는 특별한 장식이 없는 7~9층 평철(平鐵·넓적하고 평평한 나침반). 조선시대에는 여름철 부채에 2~3층 나침반인 선추(扇錘·부채에 부착하는 휴대용 나침반)를 달았다. 표면에 아름다운 조각을 새겨 실용적 멋을 냈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인 평철은 나무를 원통형으로 깎아 모양 만들기, 중심과 층수 정하기, 글자 새기기, 먹칠하기, 중앙원 다듬기, 옥돌 가루 칠하기, 주사(朱砂·붉은색 돌가루) 입히기, 자침 만들기 등 여러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특히 글자를 새기는 각자(刻字)는 윤도장의 핵심 기술로,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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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인정 조사에서 공정별 재료·도구 사용에 정통성이 있으며, 평철과 선추 제작 기술의 숙련도와 완성도가 높다고 인정됐다. 아울러 대추나무에 글자를 새기는 작업과 강철을 깎아 바늘을 만든 뒤 나침반에 얹는 기술이 섬세하고 정확하다고 평가됐다. 각종 무형문화재 교육 및 체험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윤도를 알리고 전승 의지를 보인 점도 인정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문화재청은 1996년 보유자로 인정된 부친 김종대 씨를 이날 명예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 관계자는 "고령으로 정교한 윤도 제작과 전수 교육이 어려워졌다"며 "그간 헌신적 공로를 존중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인정 여부는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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