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자 박헌영의 아들인 원경 스님은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내다 불가에 귀의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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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 스님은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사회주의자 박헌영의 아들이다. 박헌영은 남조선노동당(남로당)의 지도자였다. 지하에서 활동하던 박헌영은 자신을 도와주던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 그가 원경 스님이다. 해방 정국에서 월북한 박헌영은 1958년 북한에서 권력투쟁의 희생양이 됐다. 북한으로부터 미제국주의 간첩 혐의를 받고 사형당했다.
고인은 어릴 적부터 이리저리 떠돌며 자랐다. 사회주의 운동가의 집들을 전전하다, 1950년 초 남로당 연락책이었던 한산 스님을 따라 지리산 화엄사에 맡겨졌다. 이후 피아골 연곡사를 지나 빨치산들과 생활하기도 했다. 당시 남부군 사령관이었던 이현상을 만나기도 했다. 박헌영이 월북하기 전, 고인은 여섯 차례 아버지를 만났다고 했다.
고인이 부친의 부음을 들은 것은 1958년이었다. 방황하며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던 그를 붙든 이는 인천 용화선원 조실인 전강 스님이었다. 당대의 선지식이었던 전강 선사는 그를 품었다. 결국 고인은 전강 선사의 맏상좌인 송담 스님의 상좌가 되었다. 나중에는 충남 예산 수덕사 위에 있는 정혜사에서 어머니를 만났고, 돌아가실 때까지 경기도 평택에서 모친을 모시고 살았다.
원경 스님은 아버지 박헌영의 삶을 전기 만화로 출간하기도 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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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흥왕사ㆍ청룡사 등의 주지를 지냈다. 경기도 지방경찰청 경승으로 활동했으며, 2014년 원로의원에 당선됐다. 그동안 경기도 평택의 만기사 주지를 맡았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10일 오전 10시, 경기 화성시 용주사에서 원로회의장으로 열린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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