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쿠데타 이후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사진)에게 적용된 선동 등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쿠데타 이후 수지 고문에게 내려진 첫 법원 판결이다.
이후 군부는 부분 사면을 통해 아웅산 수치 고문의 형량을 2년 감형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수지 고문이 선동 및 자연재해 관련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BBC는 수지 고문과 더불어 축출됐던 윈 민 미얀마 대통령과 쿠데타 이전에 집권 여당이었던 국민민주주의연맹(NLD) 지도부도 같은 혐의로 동일한 형량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조 민 툰 군정 법원 대변인은 AFP통신에 "수지 고문이 선동죄로 징역 2년형을, 코로나19 방역조치 위반죄로 징역 2년형을 각각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군부는 같은날 부분 사면을 통해 아웅산 수치 고문의 형량을 2년 감형시켰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자신들과 연계한 정당이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참패하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올해 2월에는 쿠데타를 일으켰고 수지 고문과 당 지도부, 윈 민 대통령 등을 끌어내려 가택 연금했다.
군부는 집권 후 수지 고문에게 선동과 부패, 국가기밀법 위반 등 10여 개 범죄 혐의를 적용해 잇달아 기소했다. 군정 법원은 수지 고문의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차례로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BBC는 수지 고문에게 적용된 혐의들이 모두 유죄로 판명되면 10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쿠데타 군부에 맞선 국민통합정부(NUG)의 사사 대변인은 BBC에 "수지 고문은 (상태가) 괜찮지 않다. 쿠데타군 장성들은 그가 감옥에서 죽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주말 수지 고문에 대한 판결을 앞두고 쿠데타 군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시위를 막던 보안군들이 군용차를 동원해 시위대를 들이받는 등 폭력을 행사해 5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라마나단 발라크리슈난 유엔 미얀마 상주 조정관은 6일 성명을 발표해 "비무장 민간인에게 과도하게 무력을 사용한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양곤 주재 미국 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보안군이 평화적인 시위대 여러 명에게 총을 쏘고 (차량을) 내달려 죽였다는 보고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히며 시민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 쿠데타는 전국적인 시위와 무장 저항 투쟁을 촉발시켰다. 군부는 민주화를 외치는 시위대와 활동가, 언론인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며 맞대응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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