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직접 투자' 손 떼는 지친 개미 "알아서 굴려달라"…간접 투자·대기 자금 '밀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변동성 장세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에서 손을 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산을 맡기는 일임형 서비스로 속속 이동하면서 ‘간접 투자’ 상품에 자금이 모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TDF(Target Date Fund)에 자금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예상 은퇴 시기를 ‘타깃 데이트(목표 시점)’로 삼아 해당 시점에 자산 가치가 최대한 불어날 수 있도록 자산 운용사가 알아서 돈을 굴려주는 펀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국민 투자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개인이 투자에 적극적이었지만, 변동장에서 힘겨움을 느껴 다시 전문가를 찾는 추세"라면서 "특히 퇴직 이후의 삶에 직결되는 연금만큼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TDF 설정액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8년 1월2일 6476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TDF 설정액 규모는 2009년 1월2일 1조2896억원, 2020년 1월2일 2조5225억원, 2021년 1월4일 3조668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12월1일 기준 6조9045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만 3조원 이상 증가한 것. 2017년 7293억원이던 국내 TDF 순자산은 1일 기준 9조6684억원까지 10배 이상 증가, 연말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객이 자금을 맡기면 증권사가 대신 국내외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 랩어카운트에도 자금이 많이 들어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국내 랩어카운트 운용 규모는 148조7201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까지 16조1921억원이 늘어 지난해 연간 증가 규모(15조7313억원)를 넘어섰다. 가입 고객 수도 지난해 말보다 10만명가량 증가해 185만명을 웃돈다. 계약건수는 204만건으로 2003년 일임형 랩어카운트 판매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200만건을 넘겼다.

대기성 자금도 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을 지켜보면서 당분간 자금을 계좌에 묶어두려는 투자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기준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은 149조3753억원으로 한 달 새 244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다. 최근 시장 변동성의 확대로 MMF에 단기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CMA 계좌 잔액도 계속 유지되는 추세다. CMA는 증권사에서 운영하는 자산관리계좌로 증권사가 예탁금을 전용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고객에게 일정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CMA 자금은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도 여겨진다. 증시가 활황일 때는 투자자가 주식을 매매하느라 CMA 잔고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잔고는 1월 62조6437억원 수준에서 4월 45조4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가 8월 67조원대로 올라선 이후 지금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일 기준 65조19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머니무브(자금이동)로 증시 거래대금은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11월 일평균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25조원으로 10월의 22조7000억원에 비해 증가했으나 3분기(7~9월) 26조2000억원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통상적으로 거래규모가 감소함을 감안하면 4분기 중 거래대금은 2~3분기의 26조~27조원 대비 5~10%가량 감소해 연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투자주체 중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 규모가 10월 16조원, 11월 17조원으로 상반기 23조원과 3분기 19조원에 비해 감소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상반기 78%에 달했던 개인 거래비중 역시 10~11월에는 71%까지 하락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