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모든 입국자 열흘 격리
“위약금은 누가 내주나” 아우성… 입국 앞둔 사람들도 “웬 날벼락”
정부가 지난달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를 시작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시민들의 혼란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미뤄왔던 신혼여행, 출장 등을 잡았던 이들은 “위약금은 누가 보상해주느냐” “정부의 위드 코로나 방침을 믿었는데 허탈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는 박모(40)씨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11월부터 해외여행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해 100건 넘는 계약이 있었는데, 앞으로 2주간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고 했다. 이준호 청년부부연합회 대표는 “이달 11일 결혼을 앞둔 한 예비 신랑은 해외에 있는데 ‘10일 격리’ 지침 때문에 한국에 들어와도 결혼식을 못 할 처지에 놓였고, 현재 해외에서 신혼여행 중인 부부는 갑자기 10일간 격리를 하게 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했다.
직장가에선 연말 모임, 회식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강모(27)씨는 “회사에서 내년 초부터 다시 해외 출장을 재개한다고 했었는데 오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40대 박모씨는 “이번 주 들어 그간 잡혀 있던 연말 예약의 절반이 취소됐다”며 “방문 손님도 줄어,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던 지난달 초 대비 매출이 30% 정도 빠진 상태”라고 했다. 방역 당국이 3일 추가 방역 대책을 내놓는다고 밝힌 가운데 자영업자들은 인원·영업시간 제한이 부활해 ‘연말 특수’가 날아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루 확진자가 5000명대로 치솟은 가운데 정부의 ‘재택 치료 방침’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참여연대,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지난 10월 확진자 수 5000명까지 감당 가능한 병상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병상 확보는커녕 이렇다 할 대책 없이 위드 코로나만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재택 치료 원칙’에 대해서도 “말이 재택 치료지 실제로는 자택 대기나 마찬가지로, 병상이 남지 않아 입원 대기자가 많은 현실을 은폐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의료기관에서 관찰, 치료가 필요한데도 집에서 머물다 중증으로 악화하고 사망하는 일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단체들은 “민간 병원의 긴급하지 않은 비응급·비필수 진료를 미루고 감염병 치료와 필수·응급 환자에게 집중하도록 병상과 인력 재배치를 강하게 명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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