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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은 왜 민감한 치킨값 인상에 총대를 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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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점주들, 가격 인상 요구 잇따라

“배달앱 수수료 올라 최소 4000원 인상해야”


한겨레

교촌치킨은 매장별 수익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재고 등을 위해 대형매장을 운영 확대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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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수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저울질 하고 있는 와중에 지난달 22일 교촌에프앤비(F&B)가 가장 앞서 가격을 올렸다. 치킨값은 서민·중산층의 체감 물가에 영향을 많이 주는 터라 업체들이 쉽게 가격을 올리긴 어렵다. 교촌이 업체 중 가장 먼저 가격 인상에 나선 이유는 뭘까.

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ㄱ사 가맹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생닭과 기름 공급가격 모두 오르고, 배달앱 수수료 부담도 커졌는데 지난 몇 년간 치킨 가격만 변동이 없다.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어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치킨 한마리 가격이 1만8000원일 때 본사로부터 염지된 생닭과 밀가루, 소스, 기름 등 재료를 받는 조건으로 약 9900원(판매가의 55%)을 지불한다. 부가가치세를 빼면 치킨 한 마리를 팔 때 6000원 초반대 돈이 가맹점에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다시 매장 운영을 위한 1~2명의 인건비와 월 수백만원의 임대료, 전기료, 배달 애플리케이션 광고비·수수료와 배달비 등 비용을 제하며 사실상 남는 돈은 없다고 가맹점주들은 말한다.

ㄴ사 매장을 운영하는 이아무개씨는 “점포만 운영해선 절대 수익이 안 난다. 가족들이 함께 치킨을 튀기고 배달을 해야 남는 구조”라며 “코로나 상황에서 배달이 늘면 본사는 돈을 벌 수 있지만, 점주 입장에선 배달 객단가(2만원 초반)가 매장 객단가(4만원 중반)보다 훨씬 적어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선 치킨값 인상은 큰 부담이다. 2017년 3월 비비큐(BBQ)가 2000원 가격 인상을 발표한 뒤 공정거래위원회가 광고비 부당 집행 등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조사에 나서고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던 상황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은 최후의 카드라는 게 본사들의 입장이다. 배달 음식의 30%를 차지하는 치킨은 배달 물가의 가늠자인 터라,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할 경우 여론의 불똥이 치킨업계로 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그럼에도 교촌이 가장 먼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든 건 대형매장 위주의 점포 운영이 주된 요소로 꼽힌다. 교촌은 가맹점 1300여곳 중 홀 매장 비중이 70%, 배달 매장 비중은 30% 정도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대형매장을 운영하는 교촌 가맹점주들의 수익구조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도심 목 좋은 자리의 경우 월 1000만원 이상 임대료를 내야 하지만, 객단가가 높은 매장 손님이 줄면서 손실이 컸다. 배달 매장 비중이 더 큰 BBQ나 배달 매장과 홀 매장 비중이 엇비슷한 BHC와는 상황이 다소 달랐던 셈이다.

교촌이 경쟁 업체에 견줘 대형 매장 확대에 수년간 힘을 쏟아온 것도 가격 인상을 가져온 요인으로 꼽힌다. 교촌은 배달 매장보다 상대적으로 객단가가 높은 대형매장 확대를 과열 양상을 보이는 치킨 시장에서의 필승 카드로 삼아왔다. 이런 전략에 발맞춰 대형 매장을 연 교촌 가맹점주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하자 가격 인상으로 그 불만을 달래려 했다는 얘기다.

현장에선 본사와 가맹점주 수익 개선을 위해 최소 4000원 이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임원은 “교촌도 여론을 의식해 2000원 정도 소폭 가격 인상이 최선이었을 것”이라며 “업체들이 마지막으로 가격을 올린 4년전과 비교하면 가맹점의 배달앱 수수료 지불액이 크게 올라 최소 4000원 이상의 가격 인상을 해야 점주들의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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