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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레이더P] 요즘 이재명 "바꿉니다" "사과합니다"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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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쇄신·사과·반성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정체된 지지율을 의식한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의 변화가 독선적이라는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1. 쇄신, 신속하게·꼰대짓 그만

선거대책위원회 쇄신부터 이 후보의 변화가 시작했다. 기존의 '매머드 선대위'가 비효율적이란 비판을 받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선대위 전체 구성에 대한 권한을 이 후보에게 위임하고 후보가 판단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의원님들의 의지를 받들어 조속히 쇄신 방안을 만들어 집행하고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리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변화와 혁신이라는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선대위 구성" "당내 인재를 찾아서 적절히 배치" 등을 강조했다.

24일에는 청년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권지웅 청년 선대위 공동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가르치려는 모습, 스스로가 옳다는 태도, 문제를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모습으로는 꼰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꼰대짓'으로 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에 출산 경험을 두고 이 후보의 배우자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를 비교한 일을 꼽았다.

이어 "꼰대 이미지를 깨는 다이너마이트가 필요하다"며 청년 선대위의 명칭이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거대책위원회'인 이유를 밝혔다. '민주당 꼰대짓 그만해 위원회'와 '남혐여혐 둘 다 싫어 위원회'가 설립될 것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이대남과 이대녀의 싸움을 조장하고 갈라치는 것이 아닌 불편한 것을 찾아내고 바꾸고 보이지 않고 안 들리는 청년을 위한 선거"를 주장했다.

이어 그다음 날에는 기민하고 신속한 선대위를 위한 선대위 본부 축소 계획이 발표됐다. 신임 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6개 본부를 6~7개 본부로 간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속·기동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고, 무겁고 느린 선대위에서 빠르고 기동성 있는 선대위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한 사람의 국회의원이 1개 지역위원회와 2개 직능단체 조직을 책임지고 3명의 새로운 인물을 추천하도록 하겠다"며 '123 캠페인' 진행 계획도 알렸다. 신임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은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선대위 전략본부는 전시 대응 체제인 '워룸(War Room)'처럼 운영하겠다"며 "상황실과 전략본부, 비서실, 모든 본부와 유기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2. 사과, 성과 부족·살인 조카 변호

이 후보는 지난달 18일 정치개혁 의원 모임 간담회에 참석해 "민주당이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충분한 성과를 못 냈음을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욕설 등 구설수에, 해명보다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먼저여야 했다"고 반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22일에는 이 후보가 공공이익 환수 사업이라고 강경하게 주장했던 대장동 개발 사업에 대해서 "민간의 저런 비리 잔치를 예방하지 못했느냐라고 하는 지적에 대해서 나는 책임이 없다고 말한 것 자체가 잘못임을 인정한다"고 고개 숙였다.

게다가 이 후보는 24일 민생·개혁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국민의 아픈 마음을 책임지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국민에게 큰절까지 올렸다. "대선 후보로서 국민의 아픈 마음과 어려움을 더 예민하고 신속하게 책임지지 못했다"며 "깊이 성찰하고 반성해서 앞으로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혁신된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로 사죄의 절을 드리겠다"고 하면서다.

그는 "주인이 명하면 우리 일꾼들, 대리인들은 따라야 하고 따르지 못한 이유가 아무리 많아도 따르지 못한 것에 대해, 충족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며 쓴소리도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후보는 "기회가 될 때마다 부족한 부분을 사과하고, 각오를 다지면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후보는 같은 날 조카가 가해자로 알려진 '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망설여졌지만 회피하기 쉽지 않았다"며 "일가 중 1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사과와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표현한 점에 논란이 일었는데, 이 후보는 이에 대해서도 26일 페이스북에서 "미숙한 표현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3. 반성, '저부터 반성' '과감하게 개선하고 양보'


이 후보는 지난 28일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호남을 향한 반성을 전했다. 그는 출범식의 포문을 열며 "광주의 기대, 호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문에 인생을 바꿨다"며 "개인 영달을 꿈꾸던 청년에서 공적 의무를 다하는 공적 인물로 다시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28일에 호남뿐만 아니라 민생을 강조하며 국민을 향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철저하게 민생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야 했는데 부족했다. 무엇보다도 부동산 투기를 막지 못하고, 공직 개혁 부진으로 정책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후회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철저한 자기반성이 혁신의 출발이다. 저부터 더 달라지고 혁신하겠다"며 "다시 호남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후보는 29일 선대위 회의에서도 "우선 저부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며 "성과에 취해 자만하지 않았나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제 대통령,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며 다짐하고 "오직 국민, 오직 민생을 위해 잘못된 정책은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무책임한 폭로와 막말하는 책임지지 않는 국회를 바꾸겠다"며 "민생 법안은 발목 잡더라도 신속하게 입법해가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강한 추진력을 강점으로 밀던 것과 달리 "필요하면 과감하게 양보하고 타협하겠다"는 유연한 모습을 내세우는 전략도 돋보인다.

[윤시연 인턴기자/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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