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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BTS·블랙핑크 등 유명인 얼굴·이름 마음대로 썼다 큰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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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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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BTS. 강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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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시티권 보호 포함한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 내달 7일 공포…내년 6월 시행

몇 년 전 한 스마트폰 앱 개발회사는 이용자가 사진을 입력하면 이를 분석해 닮은 꼴 연예인을 찾아주는 앱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앱 이용자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연예인의 사진과 이름과 함께 표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일부 연예인들은 앱 개발회사(피고인)가 자신들의 성명과 초상을 무단으로 사용해 ‘퍼블리시티권’과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4년 7월 퍼블리시티권은 인정하지 않고, 인격권 침해만 인정해 위자료로 1인당 300만원을 배상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당시 “우리나라의 어느 법률에서도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할 수 있는 조항을 찾을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퍼블리시티권’은 초상이나 이름 등 개인의 인격적인 요소가 만드는 재산적 가치를 허락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동안 국내 법률에는 퍼블리시티권이 침해당하는 경우의 구제수단 등을 규정하는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특허청은 유명인의 얼굴이나 이름을 멋대로 사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만들었다고 30일 밝혔다. 유명인의 초상·성명 등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행위와 데이터를 부정 취득·사용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12월7일 공포된다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나면 바로 시행된다.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은 유명인의 초상·성명 등을 무단으로 사용해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키는 행위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퍼블리시티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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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선수.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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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정안은 예를 들어 축구선수 손흥민이나 그룹 ‘BTS’, ‘블랙핑크’ 등의 얼굴 또는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해 경제적인 피해를 주는 경우, 그런 행위에 대한 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청구와 같은 민사적 구제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특허청이 행정조사를 실시한 뒤 시정권고를 내리는 등의 행정적 구제조치도 가능하도록 하는 규정도 담았다.

특허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아이돌 그룹이나 가수 등 유명인의 초상·성명 등을 무단으로 사용해도 이를 적절하게 규제할 수 있는 규정이 미흡했던 것이 현실”이라면서 “헌법이나 민법에 근거해 유명인의 초상·성명 등의 무단 사용 행위를 일부 제재할 수 있었으나, 이는 초상·성명 등을 인격권으로서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받는데 그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의 얼굴이나 이름 등이 광고 등에 무단으로 사용돼도 실제 발생한 피해보다 훨씬 적은 금액만 배상받았다는 얘기다.

남영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정책과장은 “최근 그룹 ‘BTS’ 등 한류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이런 콘텐츠를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고, 아이돌 가수의 초상과 서명이 새겨진 음료수, 유명 배우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사용되는 광고들이 매일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와 동시에 한류 스타의 초상·성명 등을 무단 사용한 불법 제품과 서비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행위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종사자들이 오랜 기간 투자한 노력과 비용에 무임승차하는 것이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불법행위를 적절하게 규율할 수 있는 규정이 미흡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에는 거래 목적으로 생성한 데이터를 부정하게 취득·사용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데이터를 부정하게 취득 또는 사용하는 경우 피해자는 금지청구·손해배상청구에 나설 수 있으며, 특허청 행정조사·시정권고 등의 구제조치를 활용할 수 있다.

김용래 특허청장은 “이번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데이터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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