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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아이 '가족돌봄' 급증... 무자녀 기혼여성 절반은 "출산 계획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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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보육 형태 변화
평균 초혼·출산 연령 0.4세 높아져
수도권 쏠림 현상도 심각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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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이 10명 중 6명은 낮에 부모가 아이를 직접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없는 기혼여성 중 절반 이상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밝혀 인구감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만 12세 이하 아동 519만8,000명 중 학교를 마친 후 낮 동안 부모가 돌본 아동 비중은 전체의 60.2%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50.3%·2015년)보다 9.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조부모(12.0%)와 가족·친인척(1.4%)이 돌봐주는 비율도 각각 1.6%포인트, 0.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하교 후 학원(15.7%)에서 낮 시간을 보내는 아동 비중은 10.0%포인트 감소했다. 방과후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아동(5.9%) 역시 5.8%포인트 줄었다. 특히 학원을 거의 다니지 않는 영유아를 뺀 초등학생(7~12세)으로 범위를 좁혔을 경우 학원이 주된 보육 수단인 비중은 이 기간 51.3%에서 30.3%로 21.0%포인트나 빠졌다. 정남수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감염 확산을 우려한 부모·조부모가 가족 돌봄에 나서면서 시설에 맡기는 경우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평균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출생아 수는 줄면서 인구감소 문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기혼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24.6세로 2015년(24.2세)보다 0.4세 높아졌다. 60대 여성 등을 포함, 15세 이상 여성이 결혼할 때 나이를 평균내다보니 초혼 연령이 다소 낮게 나왔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결혼이 늦춰지면서 자녀를 처음 낳는 평균 출산 나이도 이 기간 25.3세에서 25.7세로 올랐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기혼여성의 출생아 수 역시 2.07명으로 2015년(2.19명) 대비 0.12명 감소했다.

이 같은 기조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가임 기혼여성의 기대 자녀수는 1.68명으로, 직전 조사(1.83명)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대 자녀수는 출생아 수에 추가 계획 자녀수를 더한 값이다. 자녀가 없는 기혼여성(88만1,000명) 중 52.8%(46만5,000명)가 자녀를 앞으로도 낳을 계획이 없다고 답해 인구감소가 급격하게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올해 1~9월 누적 출생아 수는 20만3,4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7,278명) 줄었다. 지난해(27만2,337명) 사상 처음으로 20만 명대를 기록한 연간 출생아 수는 올해 20만 명 초반에 머물며 역대 최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인구감소와 함께 국내 주요 인구문제인 수도권 쏠림현상도 심각해졌다. 세종시·혁신도시 개발 유인 효과가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전입한 인구는 97만8,000명이었다. 반면 수도권에서 전출한 인구는 86만2,000명으로 해당 기간 수도권에 11만6,000명이 순유입됐다.

17개 시·도 중 인구 순유입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17만6,000명)였고, 순유출이 제일 심한 지역은 서울(4만8,000명)이었다. 서울 집값·전셋값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인근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탈서울 현상’이 나타난 결과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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