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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3D바람에 불붙은 메타버스 스튜디오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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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최근 확장현실(XR)·증강현실(AR) 기술력을 기반으로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제작돼 주목을 받았던 `이프(if) 카카오 2021` 세션의 한 장면. [사진 제공 =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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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창고 중앙에 대형 스크린이 띄워진다. 카카오 캐릭터 라이언이 말풍선을 달고 3D(차원) 형태로 스크린 위에 떠 있다. 톡서랍 속 디지털 신분증·톡명함 아이콘들이 스크린에서 튀어나오고, 모바일 금융 서비스 화면들이 스크린 밖에서 카드처럼 펼쳐진다.

카카오가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한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의 장면이다. 메타버스 전문기업 브이에이코퍼레이션과 손잡고 버추얼(가상)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증강현실(AR)과 3D 디자인 기술을 적용하면서 탄생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의 게임 개발 소프트웨어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가상의 창고를 구현하고 카카오 오브제(상징 물체)를 심었다"고 말했다.

국내 콘텐츠 기업과 게임사의 버추얼 스튜디오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메타버스가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면서 컴퓨터그래픽(CG)·시각특수효과(VFX)를 활용한 3D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웹툰 원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이 세계적 히트를 친 가운데 K콘텐츠의 인기까지 더해지면서 버추얼 스튜디오 시장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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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스튜디오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첨단 정보기술(IT)과 시각적 효과 기술을 활용해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하는 공간을 뜻한다. 초대형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기반으로 몰입감이 강한 콘텐츠를 촬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지난 6월 경기 하남에 총 1만1265㎡(약 3408평) 규모로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세 개의 버추얼 스튜디오가 자리를 잡았다. 내년 서울 근교에 추가로 9만5868㎡(약 2만9000평) 규모의 버추얼 프로덕션 멀티스튜디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버추얼 스튜디오는 빈 시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일이 몰린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규모도 대형화하고 있다. CJ ENM은 경기 파주에 내년 초까지 총 21만381㎡(약 6만3640평) 규모의 스튜디오 센터를 완성할 계획이다. 초대형 스튜디오와 버추얼 스튜디오 등 13개 동이 들어선다. 아센디오도 경기 안성에 13만2231㎡(약 4만평) 규모의 메타버스 스튜디오 콤플렉스를 2024년까지 건설한다.

게임사도 버추얼 스튜디오에 뛰어들고 있다. 게임 캐릭터 개발력과 메타버스를 결합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넷마블에프엔씨는 광명역 인근에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VFX연구소를 짓고 있다. 넷마블에프엔씨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K팝 가상 아이돌 그룹을 개발한다. 컴투스도 국내 첫 공상과학(SF) 영화 '승리호'를 제작한 위지웍스튜디오를 인수했다.

컴투스는 자사의 게임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해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들고, 오피스·커머스·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고메타버스책임자(CMVO)'란 직책을 신설했다.

전문가들은 버추얼 스튜디오 제작방식이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웹툰이 화려한 특수효과를 넣은 영화·드라마뿐 아니라 VR게임으로 개발되고, 버추얼 아이돌이 현실과 가상세계를 종횡무진하는 것이 새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본지와 인터뷰한 존 리키텔로 유니티 최고경영자(CEO)는 10년 내 전세계 콘텐츠의 절반이 3D로 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실감형 콘텐츠 시장 규모는 내년 11조7000억원으로 작년(2조8000억원)보다 5배 가량 커질 것으로 추산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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