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근 국내 증시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시총 15조 기업 엔씨소프트를 뒤흔든 슈퍼개미부터 '가짜 보도자료' 논란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주도주의 부재로 증시가 특정 테마나 개별 뉴스에 흔들리고 있는 만큼 변동성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26일 오전 11시 50분 현재 램테크놀러지는 전 거래일 대비 1340원(13.90%) 내린 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램테크놀러지는 '가짜 보도자료' 논란의 중심에 선 기업이다. 지난 22일 '초고순도 불화수소 기술 개발'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가 배포되며 이 기업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23일 회사 측이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없다"고 밝히며 해당 자료는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램테크놀러지는 "지난 10월 1일에 '초고순도 불화수소의 정제방법 및 장치'에 대한 국내 특허를 등록한 것은 사실이나, 당사는 이달 22일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없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의 일부 내용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장중 상한가를 기록한 주가는 회사 측의 해명에 16% 급락했다.
전날 현직 임원이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지분 전량을 매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김홍달 램테크놀러지 부사장은 지난 22일과 23일 이틀에 거쳐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 7만1255주를 모두 처분했다. 총 7억4000만원이 넘는 규모다. 김 부사장의 매도가는 해당 일자의 상한가로, 가짜 뉴스로 인해 주가가 급등했을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내부 관계자가 차익 실현을 위해 주가 조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는 실제로 주가를 조작한 세력이 있는지 파악 중이다.
지난 11일에는 수천억원을 사들인 슈퍼개미의 등장이 화제가 됐다. 이날 엔씨소프트는 NFT(대체불가능 토큰) 결합 게임 개발 소식이 알려지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매수세를 이끈 주체는 한 개인투자자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 개인계좌는 이날 엔씨소프트 주식 49만2932주를 사들였다. 엔씨소프트 상장주식 수의 2.24%에 달하는 규모로, 2900억~3800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며 다음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9% 이상 급락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전해진 '손절' 소식도 관심을 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 개인계좌는 지난 15일 53만주를 매도했다. 시장에서는 매수 및 매도 규모로 볼 때 11일 매수자와 동일 인물로 추정하고 있다. 매입 평균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가 추이를 볼 때 이 투자자는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거래소는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법 위반요소 여부를 살피고 있다.
리포트 한 장에 상한가로 직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23일 중고차 플랫폼 업체 케이카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나온 골드만삭스의 '매수' 보고서 덕분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고차 시장 점유율 상승을 점치며 목표가 8만5200원을 제시했다. 보고서 발간 전일 종가(2만5500원)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특히 골드만삭스가 코스피 시총 180위권에 불과한 케이카의 기업분석을 내놓은 점이 이목을 끌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상장한 케이카의 대표 상장주관사이기도 하다.
이같은 과한 쏠림 및 급등락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는 주도주 및 증시 방향성 부재가 꼽힌다. 최근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NFT(대체불가능 토큰) 등 특정 테마에 따라 움직이는 모양새다. 그만큼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보다는 단기 호재 및 개별 뉴스로 인한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도주였던 수출주가 흔들리면서 NFT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쏠리던 투심이 이제는 개별 종목의 뉴스에 휘둘리는 상황이 됐다"며 "뉴스 양산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확인되지 않은 기사에까지 시장이 강하게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