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매체 "문 3개 지나야 통과…60명 지키고 개인 통신탑에 풀장"
미얀마 쿠데타 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관저 모습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지 10개월째가 된 미얀마 군부 수장의 관저가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22일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수도 네피도 북동부에 있는 산 아래쪽의 미얀마 국방부 청사 인근에는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부 고위 장성들의 관저가 있다.
매체는 이 중 흘라잉 최고사령관 관저의 철통 경비와 호화로움을 전했다.
위성 사진에 따르면 관저에는 저택과 함께 그보다는 작은 가옥들이 여러 채 있고, 개인 수영장과 테니스 코트 그리고 큰 연못이 있다.
바로 옆에는 미얀마 군부 제2인자인 소 윈 부사령관의 관저가 자리 잡고 있다.
쿠데타 발발 한 달여 뒤 군을 이탈해 시민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한 찐 요 대위는 흘라잉 관저는 거의 '난공불락'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6년에 이 관저 가까이 갈 기회가 있었다는 그는 관저 주변의 경비가 매우 삼엄하다고 전했다.
그는 "가장 믿을만한 사람들이 경비 업무에 배정됐다"면서 60명가량의 군인이 경비하고 있었고, 이들은 군용견을 데리고 지속해서 인근을 순찰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군부 수장인 흘라잉 최고사령관(사진 위)과 소 윈 부사령관(아래) 관저 |
특히 '맨션(저택) 1'이라고 불리는 흘라잉 사령관의 관저까지 가기 위해서는 문을 3개나 통과해야 하는데, 각 문은 소령급 인사가 경비를 지휘하고 있고 폐쇄회로(CC)TV로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저의 녹색 벽 내부에는 로켓추진수류탄(RPG) 공격도 견딜 수 있는 '방탄' 금속판이 내장된 것으로 알려졌고, 관저 아래에는 지하도도 설치돼 있다고 요 대위는 주장했다.
흘라잉이 주로 근무하는 최고사령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미얀마 나우 기자는 기자회견장에 가기까지 두 차례 삼엄한 경비가 있는 문을 지나야 했고, 전신 및 가방 검사를 거쳐야 했다고 전했다.
한편 관저 바로 옆에는 미얀마 군부와 베트남 국영 비엣텔의 합작사인 미텔이 운영하는 통신탑도 따로 설치돼 있다고 매체가 미텔의 전 직원 주장을 인용해 전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단체인 '저스티스포미얀마'는 이 통신탑이 흘라잉 사령관의 딸인 킨 띠리 뗏 몬이 소유한 기업과 관련됐다고 밝혔다.
몬의 회사가 미텔과 계약해 미얀마 전역에 1만2천개 가량의 통신탑을 세웠다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저스티스포미얀마 관계자는 "흘라잉이 관저 뜰에 자신만의 통신탑을 세운 것은 군부의 타락 수준을 보여준다"며 "관저와 개인 통신탑 설치에 들어간 돈은 모두 미얀마 국민들을 위해 사용됐어야 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군부 폭력에 의한 사망자는 1천28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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