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이후 음주운전 사고 총 46건
20~30대, 연령 중 1·2위 25건…54.3%
위드 코로나 이전 48%보다 늘어나
10일간 음주적발 건수는 총 403건
올 1월 한달간 적발건수 같은 수치
측정 거부는 21건…올 10월 절반
“2030, 그간 억눌린 욕구 풀려는 마음 커”
토요일이었던 지난 6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도로에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달부터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식당·카페 영업제한이 풀리면서 ‘보복음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술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음주운전 적발·사고도 함께 늘어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MZ세대인 20~30대 사이에서 음주운전 적발·사고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시행 후 10일간(1~10일) 서울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총 46건으로, 일평균 4.6건이었다. 이 중 30대와 20대가 각각 15건과 10건으로, 연령대별 1·2위였다. 20~30대가 저지른 사고는 전체의 54.3%나 됐다. 위드 코로나 이전인 지난 1~10월 이들이 저지른 음주운전 비율은 48.2%(1598건 중 770건)였다.
같은 기간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총 403건으로, 오후 9시 영업제한이 있었던 지난 1월 적발 건수와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 중 음주 측정 거부는 총 21건으로 지난 10월(43건)의 절반 수준이었다.
실제로 지난 5일 서울 노원구 동부간선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역주행한 30대 남성 운전자가 검거,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경찰의 정차 명령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올려 신호를 무시한 뒤 역주행으로 도주하고, 유도봉을 넘어 다시 유턴하려던 혐의를 받는다.
위드 코로나로 식당 등 야외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면서 음주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도 늘어난 것은 과거 설문조사가 방증하고 있다.
중독포럼이 한국리서치에 의뢰, 지난 6월 22~29일 성인 1008명을 조사한 결과에선 방역수칙 완화로 집한 제한이 풀리고 영업시간이 연장될 경우, 방역수칙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과음·폭음이 늘어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신다는 응답이 54%, 술 마시는 횟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67.5%에 이르렀다. 20~30대도 이 같은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식 문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만큼 만연해지기 시작하면서 일부 20~30대는 피로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자동차부품회사에서 일하는 김모(29) 씨는 “이번 달엔 개인 약속보다 술 약속 등 공적인 만남이 더 많이 잡혔다”며 “확진자가 연일 폭증해도 위드 코로’라는 좋은 명분이 생겨 회식 자리를 피할 수 없게 된 듯하다. 차라리 오후 10시에 끝나는 문화가 그립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로 젊은층에게 폭음이 만연한 문화가 생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봤다. 중독포럼 상임이사인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는 시점이 사람들에겐 암묵적으로 보복 음주를 조장하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20~30대가 고위험 음주율이 가장 높다. 사회적 책임이나 가족을 챙길 의무에서 훨씬 자유로운 세대이기에 방역수칙 완화 후 억눌린 욕구를 성취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밤 10시까지 압축해 먹던 습관이 남아, 만취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경찰청은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연말연시 술자리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내년 1월까지 유흥가, 식당 등 지역별 음주운전 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과 장소를 수시로 바꿔 가며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상습 음주운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도 추진한다. 음주 운전자를 대상으로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장착하면, 운전자가 음주 측정을 하고 취중이 아닐 때만 시동을 걸 수 있게 하는 장치다.
yckim6452@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