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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람 시집 '여름밤위원회'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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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여름밤위원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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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출판사 시인의일요일이 첫 책으로 박해람의 '여름밤위원회'를 출간했다.

박해람은 예리한 관찰력과 돌연적 이미지, 견고한 묘사력을 인정 받아 199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그의 시에는 비애감이 깊게 녹아 있다. 닳고 닳은, 빤한 포장지 같은 감정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의 불행에서 생기는 슬픔을 섬세하게 다룬다.

"풀리면서 형체가 되고/ 얽히고설키는 과정을 지나/ 산 사람의 흉내가 된다/ 주인이 죽은 고양이는 자꾸 흉내를 굴리며 논다/ 후각이 좋은 고양이는/ 죽은 사람이 막 도착한 세상의 냄새를 맡고/ 또 죽은 사람은 매듭이 없어/ 다시 뜨개질하는 옷가지들은 아무래도/ 그 몸을 흉내 내는 것 같다// 여러 사람을 흉내 내는 일로/ 먹고사는 사람도 있다"(흉내 부분)

"칠흑 같은 어둠을 집어넣고 빚은 만두를 먹는 저녁은 캄캄하고 혀들은 덜그럭거리고 정전의 한때는 검은 국물처럼 뜨겁다/ 그릇에서 식지 말고 떠날 것 아니, 그러지 말고 검은 어둠으로 잠시 머물 것 양면의 집착은 없다 반을 여밀 때 그것들은 집착이 아니라 접착이 된다/ 실연을 하고 만두를 먹었다"(만두 부분)

시인의 감정 밑바닥에는 인간으로서의 연민과 시인으로서의 자기 존재감이 놓여 있다. 그는 삶의 경험을 전면화시키고 이를 경험적 진실이나 상상적 감응으로 받아들이면서 공동의 정서로 수렴했다.

시집은 총 봄밤, 만추, 요동치는 정각에 만나요 등 3부로 나눠 '술독' 미문' '칼집' 등 다양한 시를 수록했다.

◇ 여름밤위원회/ 박해람 지음/ 시인의 일요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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