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M 총괄 獨디자이너 쇤버거 “양국 DNA 합쳐 생각 틀 부술 것”
더크 쇤버거는“화가 에셔의 작품에서 영감받아 새 로고를 육각형 큐빅 형태로 만들었다. 창의성을 무한대로 확장하자였는데 우연히도‘오징어 게임’세트장에서도 비슷한 배경이 쓰였다”고 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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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 브랜드 MCM의 창립 45주년을 맞아 최근 방한한 더크 쇤버거(49)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매끈한 검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베를린 인기 클럽인 베르크하인에 들어가려면 그처럼 까만 옷으로 통일해야 ‘멋 좀 안다’고 꼽힌다 했다. “이 무거움을 한국 팝스타들이 희망의 컬러로 물들인 거예요.”
그는 화려한 색상의 제품들로 가득 찬 서울 청담동 MCM 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하며 “이곳은 세계 트렌드를 좌우하는 독일과 한국 DNA의 집산지”라고 했다. MCM은 본래 독일에서 탄생한 패션 회사이지만 성주그룹의 김성주 회장이 2005년 인수해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뉴욕 삭스 피프스 백화점에서 인기 브랜드로 뽑혀 한 달간 외관을 장식하기도 했다.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패션을 공부하고 독일계 패션 브랜드에 주로 몸담아온 쇤버거는 2007년 독일에서 신흥 명품으로 꼽히던 Joop(욥)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세계 패션계에 눈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3년 뒤 돌연 아디다스로 이직했다. 당시만 해도 아디다스는 전형적인 ‘운동화’ 회사였다. 이 때문에 패션 디자이너인 그의 선택에 의문을 갖는 이가 적지 않았다. 말리는 이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진화(evolution)는 그 자리에선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 했다. “단 한 번의 협업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도미노 현상처럼 변화의 틀이 연쇄적으로 움직여야 하니까요. 생각과 편견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야 하는 겁니다. 당시 패션계에서 일어나고 있던 협업을 운동화에도 적용해야겠다고 생각했죠.”
8년간 아디다스의 패션 수장을 맡으며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라프 시몬스, 릭 오웬스를 비롯해 힙합 가수 카니예 웨스트, 퍼렐 윌리엄스 등과 협업을 주도했다. 그사이 아디다스는 젊은 층이 가장 열광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스타 대열’에 오른 그가 다음으로 택한 곳이 바로 MCM이다. 그는 “한국 문화의 포용성과 잠재력을 믿었다”고 했다. “디지털 세상의 주도권에도 한국의 영향력이 막강한데, 옛것을 소중히 하는 아날로그 감수성도 그에 못지않게 상당하죠. 가장 트렌디한 DNA가 합쳐졌으니 베를린 장벽을 넘듯 세계 럭셔리 시장도 한국과 독일의 이름으로 우뚝 설 겁니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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