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머드급 선대위, 외형은 '원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운데)와 부인 김혜경씨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대전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더불어민주당 파란 점퍼를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1.2 [이승환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은 '매머드급' 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민주당 대선준비단은 선대위 구성 방향을 '융합형 매머드'라고 설명했는데, 경선 후보 캠프 소속 여부와 상관없이 당 소속 국회의원 169명을 모두 선대위에 포함했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출범식에서 "민주당 역사에 처음 있는 일로 멋진 드림 원팀을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께 보고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벅찬 마음 가누기 어렵다"며 선대위를 '드림 원팀'이라고 소개했다.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후보들은 모두 선대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상임고문단으로 합류했고 김두관·박용진·이광재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명예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다. 경선 기간 이 후보와 갈등을 빚었던 이 전 대표 경선 캠프의 설훈·홍영표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박광온 의원은 공동총괄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출범식 지지 연설에서도 원팀 분위기는 이어졌다. 이른바 명낙대전을 치렀던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동지와 함께 민주당답게 승리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가자. 그 길에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추 전 장관은 "원팀 선대위는 바로 이런 모습"이라고 했고 정 전 총리도 "저와 여러분 우리 모두는 이제 이재명"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한 넥타이를 매고 참석하기도 했다.
2. 대통합·대사면 외치며 '영끌'
열린민주당 유튜브채널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후보는 여권 대통합과 당내 대사면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6일 열린민주당 유튜브채널에 출연한 이 후보는 "기회가 되면 같이 가는 게 국민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는 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CBS라디오에서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문제도 있고 정의당과의 관계 복원 문제도 있고 정말 구민주당 계열과의 통합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심상정 후보 본인은 (완주) 의지를 표명하는데 정치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정의당과의 단일화 의지도 보였다. 하지만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4일 대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일화의 역사적 시효가 끝났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개혁 진영이 최대한 힘을 모아야 한다"며 대사면 의지도 밝혔다. 호남권 인사들의 이탈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 김동철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 정진우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현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선거캠프에 합류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후보는 탈당한 인사들의 아쉬운 지지까지도 끌어모으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탈당파와의 공천 경쟁 등 불공정함을 이유로 당내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사면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등 절충안의 필요성도 함께 언급된다.
3. '박정희' 언급, 외연 확장 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1.11.2 [이승환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후보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이재명 정부'를 여러 차례 외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성공 사례로 들었다. 또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사과했다. 외연 확장을 시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이 후보는 2일 연설에서 '이재명정부'를 거듭 언급했는데 "우리 모두의 꿈, 더 새롭고 더 유능한 4기 민주정부, 변화되고 혁신된 이재명정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동산 문제로 우리 국민들께 너무나 많은 고통과 좌절을 안겨드렸다"며 부동산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이 후보는 중도·보수를 겨냥한 메시지도 던졌다. 그는 1호 공약으로 그의 대표 브랜드 격인 '기본 소득' 대신 '성장의 회복'을 내걸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다"며 "이재명정부는 탈탄소 시대를 질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했다.
4. 아직 남은 경선 뒤끝, 선대위 소통도 과제
선대위의 핵심 보직은 이 후보 측근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 후보 경선 캠프 출신 중 조정식 의원은 상임 총괄선대본부장에, 정성호 의원과 안민석 의원은 총괄특보단장에 임명됐다. 상황실장과 비서실장도 이 후보와 가깝다고 알려진 김영진 의원과 박홍근 의원이 맡았으며 이 후보가 직접 측근이라고 인정한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은 비서실 부실장이다.
같은 날 국회 선대위 회의에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금 나와 있는 대통령 후보들을 보면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다 고만고만하다"고 말했다. 대선후보를 앞에 두고 한 말로 매우 이례적이란 소리가 나왔다. 실질적 원팀은 아직이라는 해석이 곁들여졌다.
또한 '매머드 선대위'처럼 규모가 큰 조직의 의사결정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MBC라디오에서 "이번 대선은 여야 진보 보수가 일합을 겨누는 팽팽한 선거이므로 가용한 모든 자원을 하나로 모아내는 용광로 선대위가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발 빠른 소통과 임기 대응, 위기 상황 대응 능력들을 갖춰나가는 것은 그 안에서 풀어야 될 과제"라고 보았다.
[김지은·윤시연 인턴기자/최예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