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현대 철학에 큰 영향을 미친 언어학자이자 기호학자인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일반언어학 강의' 번역본이 나왔다.
그린비 출판사가 김현권 방송통신대 명예교수 번역을 바탕으로 펴낸 3권짜리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강의'다. 1차는 1907년, 2차는 1908∼1909년, 3차는 1910∼1911년에 소쉬르가 모교인 스위스 제네바대에서 한 강의 내용을 담았다.
소쉬르는 저술을 거의 남기지 않았으며, 대표작으로 알려진 '일반언어학 강의'는 제자인 바이와 세슈에가 소쉬르 사후인 1916년 펴낸 강의 요약본이다. 두 사람은 강의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이 책은 구성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다소 인위적이며,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신간은 바이와 세슈에가 편집한 책 대신 강의를 직접 들은 수강생 중 소쉬르의 생각을 잘 정리했다고 평가되는 학생의 노트를 번역했다. 노트를 기록한 인물은 1차가 알베르 리들링제, 2차는 리들링제와 샤를 파투아, 3차는 에밀 콩스탕탱이다.
소쉬르는 강의에서 인도유럽어 역사와 비교 문법의 문제를 설명하고, 기호·단위·가치·자의성 등을 논했다.
김 교수는 역자 서문에서 "저본(底本) 자체가 노트이다 보니 문장이나 설명이 완결되지 않거나 체계와 형식 면에서 통일성이 갖춰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가독성을 해치지 않는다면 되도록 원래 편집을 존중해 번역했다"고 밝혔다.
그린비 관계자는 "소쉬르 강의를 받아 적은 학생의 강의록은 원본에 가장 가까운 자료라고 할 수 있다"며 "1∼2권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부분적으로만 알 수 있었던 소쉬르의 사상을 온전히 만나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권 272쪽, 2만원. 2권 264쪽, 2만원. 3권 360쪽, 2만5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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