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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억지로 전세 줘야 되나요?"…대출 규제에 뿔난 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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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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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꿈에 부풀어 있던 40대 김모씨는 최근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김씨는 1년 8개월 전 3억4000만원에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전세금 3억5000만원으로 중도금과 잔금을 충당했다. 내년 2월 전세 만기 시 주택퇴거자금을 활용해 실거주 할 생각이었다. 현재 해당 매물은 실거래가가 9억원이다. 그런데, 지난달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지난달 발표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내년 2월 대출이 2억4000만원밖에 안 나온다는 것이다. 망연자실한 김씨는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 "대출 때문에 망했네요, 실거주 하고 싶어 죽겠어요"라며 주택퇴거자금 실행 일시를 12월로 당겨 받을 수 있는지 상담글도 올려보고, 은행 창구를 찾아 해결책을 찾아봤지만 별다른 방도를 찾지 못했다. 갈수록 더해지는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은행권 대출이 꽉 막히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김씨와 같은 사례로 하소연 하는 게시글이 부동산 커뮤니티를 뒤덮었다. 대부분 내년 초 입주를 앞두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았다는 이야기로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올 12월 주택퇴거자금이나 주택담보대출을 미리 받을 수 있느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 표출은 비단 온라인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은행 대출 창구에서도 민원 제기 건수가 폭증했다.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은행권 민원현황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총 622건으로 전 분기(573건) 대비 8.55% 늘었다. 최근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대면 민원 건수가 감소 추세를 보인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지난 2분기 은행 민원 건수는 직전 분기보다 1.55% 줄었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2.6%나 감소한 수치다.

올 3분기 돌연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른 은행권 대출 절벽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분기는 은행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 죄기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때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 8월 말 부동산 관련 신규 대출을 모두 중단했고, 이에 따라 연쇄적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여타 시중은행도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 등을 틀어막기 시작했다.

소비자 불만의 원인이 대출이라는 것은 수치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민원 유형별로 볼 때 여신(대출) 분야가 268건으로 전체 민원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특히 과거 대출 관련 민원 건수는 매 분기 100건대 후반~200건대 초반에 그쳤는데,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5년 집계 이래 2016년 2분기(286건), 2015년 1분기(270건)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로 많았다.

대출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분야의 민원 증가가 눈에 띄게 폭증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경우 대부분 전분기보다 민원 건수가 늘어났다.

대출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민원 증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는 연말과 내년에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은행권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와 주담대 금리는 각각 4%와 3%를 돌파했다.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이미 주담대 금리 상한이 5%선을 넘어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은행권에서 한도를 낮추거나, 금리를 높이면서 대출 문턱을 높이는 과정에서 관련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당국의 규제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민원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vitami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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