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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 확산·국제 원조 중단에도... 막나가는 수단 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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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대규모 반군부 시위·국영기업 파업 동참
세계은행 원조 중단·AU는 수단 회원자격 박탈
군부, 민주화 지도자 체포·대사 해임 '강경 대응'
한국일보

27일 북아프리카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시민들이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하르툼=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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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쿠데타 군부에 맞선 시민들의 저항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총탄을 동원한 폭력 진압에도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위는 오히려 확산하고 있고, 국영기업들까지 앞다퉈 파업에 가세했다. 국제사회도 자금 줄을 끊으며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군부는 해외 주재 자국 대사들을 해임하는 초강수를 두며 폭주하는 형국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단 수도 하르툼 전역에선 밤새도록 산발적인 시위가 계속됐다. 다행히 유혈 사태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곳곳에서 시위대와 군인들이 대치했다. 통신은 “무장한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철거하자, 시민들이 몇 분 뒤 다시 바리케이드를 쌓았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 최루탄이 터지고 총성이 들렸다는 목격담도 전해졌다. 25일 쿠데타 발발 이후 군부가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7명이 숨지고 140명이 다쳤다.

북동부 도시 아트바라에선 시위대가 “군사정권 타도”를 외치며 행진했다. 동골라, 엘오베이드, 포트수단 등에서 열린 시위 현장 사진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주말인 30일에는 수백만 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반(反)쿠데타 시위도 예고돼 있다.

노동자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수단 국영석유회사와 국영항공사, 민영 타르코항공 등이 파업을 선언했고, 수단 중앙은행 직원들도 업무를 중단했다. 수단 의사단체 역시 업무를 거부하고 시위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수단 의사들은 2019년 ‘30년 독재자’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 축출 당시에도 민중 봉기의 중추 역할을 했다.

국제사회는 수단 군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7억 달러(약 8,190억 원) 규모 긴급 경제 지원을 중단한 데 이어 세계은행도 수단에 운영자금 20억 달러(2조3,400억 원) 지급을 보류했다. 독재 종식 이후에야 국제 원조를 받아 경제 개발에 나설 있었던 수단에는 적잖은 타격이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이번 사태가 수단의 사회ㆍ경제적 회복과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수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제재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연합(AU)은 수단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군부에 끌려갔던 압달라 함독 총리는 풀려나 현재 가택 연금 중인 상태다. 프랑스ㆍ독일ㆍ노르웨이ㆍ영국ㆍ미국 등 서방국가 대사들과 수단 주재 유엔 특사단은 이날 함독 총리를 방문한 뒤, 군부에 억류자들 석방을 촉구했다.

하지만 군부는 더욱 강경하게 반군부 세력을 탄압했다. 이날도 수단전문직협회 이스마일 알타지 회장과 수단 최대 정당 움마의 세딕 알 사딕 알 마흐디 대표, 전 총리 공보담당 칼리드 알실라이크 보좌관 등 민주화운동 지도자들이 체포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수단전문직협회 관계자를 인용해 민주화운동가, 언론인, 정부 관계자 등 40여 명이 끌려갔다고 보도했다.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해외 주재 자국 대사들도 해임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카타르, 프랑스 주재 대사와 유엔 상설대표부 대표 등이다. 대사들이 군부에 맞서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대사들이 군부의 권력 장악을 인정하지 않아 해임된 것이 명백하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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