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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끊은 전과 35범, 대중교통 타고 영호남 유유히 활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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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 함양서 긴급체포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전과 35범의 김모(62)씨는 나흘 간 택시와 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영·호남 지역을 활개치고 다녔다. 전남에서 경남으로 김씨가 이동한 것을 알게 된 결정적 계기는 택시기사의 제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경찰청은 28일 오후 1시 37분쯤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잠복 끝에 김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5일 오후 10시 이후 야간 외출 제한명령을 어기고, 경북 고령에서 전남 순천으로 지인의 차를 몰고 이동했다. 이후 26일 오전 2시 55분쯤 전남 순천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종적을 감췄다. 인근에선 김씨가 이동하는데 사용한 차량과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창원보호관찰소는 김씨를 공개수배하고, 사진과 인상착의를 공개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행적이 묘연하던 김씨는 지난 27일 오후 12시 26분쯤 전남 보성군 벌교역에서 무궁화호 기차를 탄 것이 확인되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과정엔 한 택시기사의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경찰청은 이 제보를 토대로 CCTV를 추적해 김씨가 벌교역에서 기차를 탄 것을 확인했다.

경찰 확인 결과 김씨는 ‘1시 50분 진주역 도착’ 기차표를 발권했다. 이날 오후 6시쯤 전남경찰청으로부터 공조 수사를 요청받은 경남경찰청은 진주역 CCTV를 확인했지만, 김씨가 내리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김씨가 탑승한 기차가 서는 경남 전 기차역과 종착지인 부산(부전역)까지 모든 역의 CCTV를 확인한 끝에 김씨가 오후 2시 11분쯤 진주역을 지나 진주 반성역에 하차한 것을 확인했다.

다시 김씨 동선을 따라 잡은 경찰은 김씨가 반성역 주변 들판을 도보로 가로지른 뒤, 택시를 두 차례 이용해 오후 3시 58분쯤 진주 인사동에서 내린 것을 포착했다. 김씨는 오후 4시 25분쯤 인사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함양행 시외버스를 타고, 오후 5시 15분 함양에서 내렸다. 함양에서 김씨는 재래시장 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가 함양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고 주변 탐문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28일 오전 11시쯤 함양읍 한 여관에서 투숙한 김씨가 퇴실하는 것이 포착됐다. 김씨가 계속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한 것에 착안한 경찰은 시외버스터미널에 일부 형사를 잠복시켰고, 일부 형사들은 함양 내 버스정류장 등을 다니며 수색에 나섰다. 결국 한 형사가 이날 오후 2시 35분쯤 함양읍 용평리 시내버스정류장에서 김씨 인상착의와 비슷한 사람을 발견하고, 검문 끝에 김씨로 확인해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공개수배된 상태에서도 유유히 대중교통을 이용해 영호남을 활개 쳤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 사건 이후 법무부가 신속 수사팀 운영을 골자로 한 강화된 대책을 내놨지만 이를 무색하게 했다. 신속 수사팀은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의 준수사항 위반 여부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위반 사항 발생 시 현장 출동 및 조사와 현행범 체포로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고 법무부는 설명한 바 있다.

김씨는 앞서 외출제한 명령을 두 번이나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전과 35범에 청소년 성 보호법까지 위반해 ‘재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자였다. 도주하기 12시간 전인 지난 25일 오전 10시쯤엔 창원보호관찰소에 출석해 앞서 두 차례 외출제한 위반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김씨는 이날 ‘변호인을 대동해 조만간 다시 출석하겠다’며 되돌아간 뒤, 외출 제한 시간인 오후 10시까지 경남 창녕군 거주지로 복귀하지 않고 종적을 감췄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김씨에 대한 기초 조사를 끝내면 신병을 법무부로 인계할 예정이다”며 “도주 과정에서 별다른 범죄 혐의점은 보이지 않았고, 도주를 도운 공범 없이 독자적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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