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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부에 선긋고 나선 아세안…이례적 비판 불구 대응책은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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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화상으로 진행된 정상회의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민선정부를 전복한 미얀마 군부에 선을 그었다. 그간 ‘내정불간섭’ 원칙에 따라 비판을 피하던 일부 국가까지 함께 실망감을 숨기지 않고 미얀마 군부를 비판했지만 사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대응책은 여전히 내놓지 못했다.

28일 아세안 각 국 외교부와 로이터·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세안은 지난 26일 막을 올린 열린 제38차 및 39차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군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웃국가인 태국과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의 변화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출신의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나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라오스, 36년 넘는 철권통치와 야당 탄압 등에 대한 비판에 직면한 캄보디아는 권위주의 정치체제 특성상 미얀마 사태에 대해 아세안의 ‘내정불간섭’ 원칙을 지지하고 비판을 아껴왔다.

이들 국가 중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인 곳은 내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을 예정인 캄보디아였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에 불참한 미얀마에 대해 “아세안이 미얀마를 추방한 것이 아니라 미얀마가 권리를 포기한 것”이라며 “지금 우리는 ‘아세안-1’인 상황인데 이것은 아세안때문이 아니라 미얀마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켰던 군인 출신의 쁘라윳 태국 총리도 “미얀마 사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아세안의 건설적인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문제에 대한 우리 행동이 국제사회 속 아세안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강조했다.

군부 쿠데타 이후 열린 미얀마 군의 날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진출한 통신기업이 군부와 특수관계란 의혹과 비판을 받았던 베트남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아세안이 역내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역할을 수행해 ‘10개 회원국’이 중심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5개항 합의 이행과 특사파견 등을 가능한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캄 비파반 라오스 총리도 “역내 평화를 위해 아세안의 내부 결속력을 강화해야한다”며 가세했고, 그간 군부 쿠데타 사태 해결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낸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도 “현재 진행 중인 폭력을 포함한 미얀마의 상황이 심각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내정불간섭 원칙의 존중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민주주의·인권·입헌 정부와 같은 아세안의 다른 원칙도 지킬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군부가 통제하는 미얀마 국영 언론 외 이라와디·미얀마나우 등은 이같은 발언을 보도하며 “아세안 내 군부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얀마 군정 외교부는 “아세안에 항의하거나 보이콧하기 위해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며 “미얀마 (군정) 정상을 회의에서 배제하기로 한 결정이 헌장에 어긋나기 때문에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아세안은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진 못했다. 아세안은 27일 의장 성명을 통해 △폭력사태에 대한 우려 △정치범 석방 △지난 4월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합의한 5개 사항의 이행을 촉구했다.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재반복한 셈이다.

성명은 “내정 불간섭의 원칙을 존중해야하지만 미얀마 사태에는 아세안의 원칙을 적용하며 적절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미얀마는 여전히 아세안 가족의 일원으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특별정상회의에서 논의된 합의사항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것 이외의 적극적인 조치도, 실질적인 해결책도 내놓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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