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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일주일에 1채"…美서 짓는 '3D프린팅 주택단지' 집 문제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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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주택건설업체 레나-기술업체 아이콘 협력…

텍사스에 3D 프린팅 주택 100채 설립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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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건설업체 레나와 기술업체인 아이콘이 내년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에 공동으로 조성할 예정인 대규모 3D 프린팅 주택단지 조감도. /사진=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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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주택건설업체와 기술업체가 손을 잡고 텍사스주 오스틴에 대규모 3D 프린팅 주택 단지를 조성한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에서 3D 프린팅 주택 건설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처럼 큰 규모의 단지 조성은 처음이라고 매체는 전했는데,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이후 맞은 주택 공급부족 사태를 푸는 대안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WSJ에 따르면 주택건설업체 레나(Lennar)와 주택건설기술업체 아이콘(Icon)이 내년 중 오스틴 근처에 3D프린팅 주택 100채를 짓는 단지 조성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레나는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129위에 오른 미국 최대 주택건설업체 중 하나다.

아이콘은 앞서 3D프린터를 이용해 멕시코 타바스코에 방 2개짜리의 주택 10채를 지었고, 텍사스 오스틴에는 방 1개짜리 소형 주택을 건설했다. 또 올해 초에는 개발업체 쓰리스트랜즈(3Strands)와 함께 오스틴에 4채의 3D 프린팅 단독주택을 지어 주목받았다. 이번처럼 100채가량의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을 한 적은 없었다.

WSJ은 아이콘과 레나의 협력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3D 프린팅 주택이 미국의 고질적인 주택공급난의 주요 대응책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주택시장은 팬데믹 이전부터 심각한 노동력 부족 사태 속 공급난을 겪어왔고,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한층 악화했다. 주택담보대출금융업체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에선 380만채의 주택이 수요 대비 부족한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에서도 3D 프린팅 주택 조성 열풍이 미 주택시장의 만성 문제인 공급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미주택건설협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디에츠는 "2022년은 혁신을 새롭게 강조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3D 프린팅 주택 혁신이) 주택시장의 생산성 향상과 공급 추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콘(ICON)의 3D 프린터가 주택을 만드는 모습. /사진=아이콘 제공


3D 프린팅 주택, 뭐가 좋아?

3D 프린팅 주택은 일반주택보다 건설 기간, 비용, 환경문제 등의 여러 면에서 강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 건설 현장에선 숙련된 기술자가 주택 구조물을 만든다. 하지만 3D 프린팅 주택은 3D 프린터로 이미 제작된 벽체 등을 현장으로 가져와 단순 조립만 하면 된다. 이 때문에 미국 주택시장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새로 지어진 주택의 대다수는 전통적인 건축 방법을 사용해 현장에서 건설되고 목재 프레임을 이용한다. 하지만 아이콘의 3D 프린팅 주택은 목재 대신 콘크리트 프레임을 사용한다. 치약을 짜듯 콘크리트를 짜내 콘크리트 층을 쌓는 방식으로 구조물을 만든다.

아이콘의 제이슨 발라드 최고경영자(CEO)는 "15.5피트(4.72m) 높이의 3D프린터로 약 2000제곱피트(약 56평) 면적의 주택 내외부 벽을 만들낼 수 있다"며 일주일 만에 56평 규모의 1층 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3D프린터가 곡선 벽을 인쇄할 수 있어 일반주택보다 훨씬 창의적인 디자인의 주택을 만들 수 있고, 일반주택 건설현장보다 폐기물 발생도 적어 환경 오염 문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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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설기술업체 아이콘의 3D 프린팅 주택. /사진=아이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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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 관계자는 "아이콘의 3D 프린터가 주택 벽체를 제작할 때 (주택건설) 현장에는 3명의 작업자만 있으면 되고, (3D 프린터가) 기존 건설공사에 필요했던 6~12명의 프레이머와 건식 벽체 설치기를 대체한다"며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과 비용 절감을 기대했다. 다만 WSJ은 "레나는 해당 단지의 주택가격을 어떻게 책정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3D 프린팅 주택가격이 일반주택보다 저렴할 거란 기대는 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레나의 벤처캐피털 및 혁신부서인 렌엑스(LenX)의 에릭 페더 사장은 3D 프린팅 주택가격에 대해 "이 지역(오스틴)의 다른 레나 주택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부동산위원회에 따르면 9월 오스틴 도심의 주택 판매 중간가격은 45만달러(약 5억2506만원)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상무부가 집계한 9월 신규주택 중간가격 40만8800만달러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한편 다른 업체들도 3D 프린팅 주택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있는 건설기술 스타트업인 마이티빌딩도 내년 캘리포니아주 남부 랜초미라지(Rancho Mirage) 마을에 3D 프린팅 주택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해당 단지에는 총 15채의 3D 프린팅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뉴욕주 소재 건설회사인 SQ4D도 현재 롱아일랜드에 3D 프린팅 주택을 짓고 있다. SQ4D의 크리스틴 헨리 최고기술경영자(CTO)에 따르면 해당 주택은 기존의 29만9999달러보다 높은 36만달러에서 팔렸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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