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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KB국민은행, "AI·블록체인 기술 활용, 격차있는 디지털 리딩뱅크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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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을 이끄는 금융인 ◆

매일경제

KB국민은행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지난 4월 네이버 출신인 박기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데려왔다. 박 CTO는 대우통신, 한국컴퓨터통신, 네이버 등을 거쳐 국민은행에 와서 디지털 혁신을 "빠른 실패를 위한 혁신적 시도와 이를 수행하는 기술 감수성"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빠른 실패야말로 혁신으로 가는 길이라고 보며 변화하는 외부 기술에 자극을 받아 변화하는 것을 디지털 생존 경쟁의 키워드로 보고 있다.

그는 10월 말 새롭게 변신해 출시되는 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 '스타뱅킹'과 '리브'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화면이 바뀌었으며 콘텐츠에서도 진일보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고객이 체감하는 국민은행의 디지털 변화는 무엇인가.

▷은행뿐만 아니라 기업의 디지털화, 디지털 변화(DT)는 크게 세 가지 부문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비즈니스 자체를 디지털·온라인 서비스화하는 것으로, 은행을 예로 들면 디지털 뱅킹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모바일 앱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와 업무 환경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위한 시스템이나 온라인 협업 도구 도입 등을 포함한다. 일하는 방식의 디지털화라고 할 수 있는 변화, 예를 들어 애자일(전체 목표를 위해 회사 내 경계를 허물고 민첩하게 일하는 방식) 방식 적용 등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기업의 내부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최신 기술과 방식으로 변화시켜 비즈니스 디지털화를 지원하는 IT 시스템 현대화다. 은행으로 치면 뱅킹 시스템 현대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변화는 두말할 것 없이 모바일 뱅킹 앱의 변화다. 사용자 관점에서 앱의 사용성을 좀 더 중시하고, 세대별 사용자층에 맞는 고객의 총체적 경험과 콘텐츠를 반영하는 새로운 버전의 스타뱅킹과 리브 앱이 곧 출시된다. 스타뱅킹 모바일 앱 내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제공된다.

커다란 변화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혁신적인가'라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혁신이 기존 틀과 질서를 벗어나면서 새로운 이득을 얻거나 제공할 때를 의미한다고 하면, 국민은행의 디지털 혁신은 오히려 오프라인 지점들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면 영업 채널의 혁신인 'PG(파트너십그룹) 2.0' 전략이 한참 진행 중이다. PG 2.0 전략에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병행되고 있으니 주목해 달라.

―국민은행에서만 벌어지는 변화는 무엇이고, 고객들은 이 은행을 통해 어떤 만족감을 갖게 되나.

▷국민은행의 디지털 혁신 '방향'에 대해서는 '격차 있는 디지털 리딩 뱅크' '최고의 디지털 금융 플랫폼' 등 두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기술, 클라우드 기술, 데이터 기술, 블록체인 기술,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 등에서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격차를 벌이는 방향이다. 예를 들어 초거대 AI 기술을 고객 서비스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메타버스 내에서 가상의 금융생활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실험하고 있다.

심지어 가장 어렵다는 코어 뱅킹 시스템도 최신 소프트웨어 기법들을 적용해 새로운 아키텍처로 변화시키는 프로젝트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국내 금융권에서 최초이며 내재화된 기술 역량이 없으면 쉽게 구현할 수 없는 영역이다. 진정한 디지털 리딩 뱅크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내부 디지털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들을 밑바탕으로 새로운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고객들은 앞으로 국민은행의 디지털 금융 플랫폼에서 단지 은행 거래나 상품 정보뿐만 아닌 다양한 디지털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편리한 금융생활을 접할 수 있으며 격차 있는 디지털 기술들로 구현된 서비스를 받게 된다. 예를 들어 FAQ(자주 하는 질문) 기반으로 입력된 단어 위주로 답을 주는 현재의 챗봇이 아닌 자연스러운 대화와 전문 지식을 통해 나를 도와주는 전담 비서가 모바일 뱅킹 앱에 탑재돼 있는 서비스로 고객들은 새로운 디지털 뱅킹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혁신을 위해 국민은행 조직개편은 이뤄졌나.

▷새로운 모바일 앱 출시의 또 다른 성과는 개발 방식을 전혀 새롭게 바꾸었다는 점이다. 애자일팀을 구성하고 애자일 개발 방법론을 적용했다. 영업 인력과 기술 인력이 한 조직에서 일하는 플랫폼 조직 구조를 바탕으로 소규모 애자일팀 방식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국민은행은 모바일 앱을 다루는 개발팀뿐만 아니라 내부 IT 시스템, 후선 조직들에서도 애자일 팀들을 구성하고 다양한 애자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은행 전체에 애자일 방법론 적용을 지원하는 애자일 센터 조직도 신설했으며 새로운 인프라스트럭처 운영 모델에 대해서도 뚜렷한 진보를 보이고 있다.

―경쟁자 카카오뱅크와 토스를 이길 방법은.

▷인터넷전문은행, 모바일전문은행은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하나는 은행으로서 대규모 투자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오프라인 영업 체계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은행업 전체가 아닌 온라인 개인금융에 집중하는 특징이다. 그리고 사용자의 경험 여정을 잘 분석하고 사용자 언어로 표현해주는 관점의 이동을 잘 살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영업이익보다는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특정 영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이 현대 플랫폼 경제 상황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갖지 못한 오프라인 영업 채널과 기업금융, 투자금융 등에 대한 여러 전략이 수립돼 있다. 한 가지 더 부연해야 할 사항은 인터넷전문은행 혹은 빅테크의 금융 서비스도 중요한 경쟁 상대이고 대응 전략을 가져야 하지만, 기존 금융권에서의 경쟁도 좌시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격차 있는 디지털 기술을 가져가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박기은 CTO는…

△1970년생 △1995년 중앙대 컴퓨터공학과 석사 △2000년 한국컴퓨터통신 R&D센터 개발팀장 △2003년 이루온 기술기획 담당 △2006~2021년 네이버클라우드 CTO △2021년~ KB국민은행 CTO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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