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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文대통령 “누리호 성취 최대한 축하할 것”…연설문 직접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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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비행 시험이 완료됐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하게 되진 못했지만 첫 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얻었습니다. 완전히 독자적인 우리 기술입니다.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 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입니다.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입니다. 이제 한걸음만 더 나아가면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를 참관한 직후 전한 대국민 연설의 일부다. 이날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 보내는 것은 성공했지만, 마지막에 위성 모사체(더미 위성)의 궤도안착은 실패했다. 이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누리호 발사 과정에 참여한 연구원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22)’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대국민 연설문을 현장에서 대통령이 직접 수정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이날 누리호의 비행시험 종료 후 데이터 분석을 기다리는 중, 과학기술보좌관은 현장에서 올라온 ‘궤도 안착 실패 예상’ 소식을 대통령께 보고한 뒤, 미리 준비한 연설문 (부분성공 버전과, 비정상 비행 버전)을 바탕으로 수정 검토를 시작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수석에 따르면, 과기보좌관은 ‘졌지만 잘 싸웠다’는 콘셉트로 연설문을 수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비록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 시키지는 못했으나 1, 2단 연소와 분리, 페어링까지 다 성공했으니 과장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성취를 최대한 축하하는 연설문으로 작성하겠다”며 직접 연설문 수정에 나섰다.

박 수석은 “‘만약에 발사에 완전히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더 큰 격려와 응원이 필요해 현장참관을 결정했다’는 평소 말처럼 대통령 연설문은 ‘자랑스럽다’고 시작됐다. 그리고 연설문 곳곳을 이루지 못한 성과보다는, 달성한 목표를 강조하는 문장들로 채웠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위성 속도가 충분하지 못했지만 위성의 목표 고도를 성취한 것은 국민께 알려야 한다’며 ‘발사체를 고도 700km까지 도달시킨 것은 대단한 성취’라는 문장으로 직접 수정한 대국민 메시지를 현장에서 전달했다”면서 “이후 별도로 연구원들에게 일일이 격려 메시지를 발신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도 ‘우리가 이룬 성취를 국민께 잘 전달하고 연구진들의 사기를 북돋워 드리라’고 재차 당부했다”고 했다.

박 수석은 만약 발사 시험이 실패할 경우에도 문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연설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었다고도 전했다.

그는 “참모회의에서는 실패 시에 대통령은 생방송 연설없이 연구원 격려만하고 돌아오는 것으로 논의가 됐으나, 대통령은 ‘실패 시에도 직접 생방송 연설을 할 것이고, 내용도 현재까지 우리가 확보한 기술의 축적과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도전과 의미를 담겠다’고 지시했다”고 했다.

관련해 문 대통령은 참모회의에서 “설사 누리호 발사가 실패를 한다고 하여도 우주개발은 실패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고 성공은 결국 시간의 문제다. 세계적으로도 첫 발사의 성공 확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패하더라도 지속적인 우주개발의 도전을 격려하기 위해 누리호 발사 현장의 참관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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